[데이터N] 이니스프리, '자연주의' 사라지고 '아이돌'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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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N] 이니스프리, '자연주의' 사라지고 '아이돌'만 남았다
  • 김보라 기자
  • 승인 2018.01.14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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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N] 2018년 빅데이터로 살펴본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
이니스프리만의 브랜드 목적 잃어버리고 화장품 언급은 극소수
워너원-카페 등 이슈 마케팅으로 대중의 관심 끄는데는 성공
알맹이 없는 '자연주의'... 마케팅 방향 재정립과 방향성 필요
명동 이니스프리 플래그십 스토어. = 이니스프리 제공

한국의 뷰티업계는 지난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한국산 제품 수입규제 강화와 중국 관광객 급감 등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화장품 매출비중이 90%에 달하는 아모레퍼시픽그룹에겐 더욱 어려운 시기였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로드샵 화장품 매장인 이니스프리는 최근 3년간 매출액 대비 ‘수익률 평가’에서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중 제일 앞선 것으로 전해졌다. 자연주의 화장품을 표방하며 2000년 첫 출범한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니스프리에 대한 누리꾼들의 소셜 민심은 어떤지 빅데이터로 분석해봤다. 2017년 한해는 ‘이니스프리 카페’와 아이돌 그룹 ‘워너원’ 이벤트 등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젊은 층을 붙잡는데 주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니스프리 브랜드 목적인 ‘자연주의’와 관련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고 ‘화장품’에 대한 반응도 극소수로 나타나 아쉬움을 남겼다.

◇ 1년간 265만236건... 워너원 브로마이드 이벤트 ‘인기’

<시장경제>가 소셜메트릭스를 통해 2017년 1월10일~2018년 1월9일까지 1년간 트위터, 블로그, 커뮤니티, 인스타그램, 뉴스에 올라온 ‘이니스프리’ 관련 콘텐츠 265만236개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젊은 사람들은 이니스프리에서 진행한 ‘워너원 브로마이드 제공 이벤트’나 ‘이니스프리 카페’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 나타났다. 

아이돌그룹 ‘워너원’ 관련 키워드를 제외하면 이니스프리 버즈량은 총 87만4280건으로 급격히 떨어진다. 이 중 트위터는 75만8536건, 인스타그램 8만6317건, 블로그 2만5024건, 커뮤니티 3348건, 뉴스 1055건이다.

= 조현준 그래픽 디자인

가장 많은 버즈량을 보인 2017년 7월 8일은 결제금액 1만원 당 워너원 브로마이드 1개를 증정한다는 행사시작 공지가 뜨면서 '이니스프리 워너원 대란'이 일어난 날이다. 이에 브로마이드를 받기 위해 줄 서있던 팬들이 트위터에 실시간 중계를 하면서 버즈량이 폭등했다. 

다음으로 버즈량이 높았던 지난 2017년 1월 30일에는 이니스프리 카페의 메뉴인 ‘수플레 핫케이크’ 후기 내용이 1만5841여명이 리트윗 되며 이니스프리 카페에 대한 버즈량이 급증했다. 

이니스프리 카페는 지난 2013년 제주도에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를 오픈하면서 처음 선보였다. 이 카페는 '도심 속 휴식 공간'이라는 콘셉트로 화장품·라이프스타일 제품 뿐 아니라 카페와 다양한 체험 공간도 마련돼 있다.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 아닌 '친환경 화장품' 이미지를 정립하는 브랜딩 역할을 하고 있다. 

워너원 이니스프리 포토월. =시장경제신문DB

버즈량을 살펴보면 이니스프리 마케팅은 일단 대중의 관심을 끄는데는 성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인기 아이돌 그룹 워너원을 통해 젊은 여성층의 마음을 사로잡고, 제주도 느낌이 나는 친환경 공간에서 케익이나 음료를 먹으면서 화장품 구매로까지 이어지게 함과 동시에 예쁜 카페를 방문한 여성들이 인스타그램에 인증샷을 올리면서 자동 광고효과도 톡톡히 봤다.

◇ ‘화장품’보다 ‘카페’ 관련 연관어 상위권 다량 올라

이니스프리 연관어를 살펴보면 뷰티 업종이지만, ‘화장품’ 관련 키워드보다는 ‘카페’ 관련 키워드가 10권내에 5개나 랭크됐다. 

= 조현준 그래픽 디자이너

2017년 이니스프리 연관어를 보면 1위 카페, 2위 나눔, 3위 수플레, 4위 판교, 5위 사진, 6위 컬러, 7위 핫케이크, 8위 에뛰드, 9위 수플레핫케이크, 10위 섀도우 등으로 나타났다. 

10위에 화장품 제품인 ‘섀도우’ 키워드가 처음으로 랭크됐고, 2위에 오른 ‘나눔’은 트위터를 통해 누리꾼들끼리 이니스프리 제품을 무료 나눔하면서 ‘카페’ 뒤이어 랭크됐다. 

11위부터 20위까지 확대해 보면 ‘팬케이크’, ‘세일’, ‘이벤트’, ‘innisfree', '블러셔’, ‘화장품’, ‘맛’, ‘화산송이’, ‘광고’, ‘송이’ 등이 랭크됐다.

◇ ‘자연주의’없는 이니스프리, 브랜드목적 확실한 방향성 필요

= 조현준 그래픽 디자이너

이니스프리 긍정 키워드 순위는 ‘먹고싶다’가 4만5000 수준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뒤로 ‘좋다’, ‘예쁘다’, ‘친절하다’, ‘살만하다’ 등의 긍정 감성어가 1만2000~3만5000의 수준으로 랭크됐다. 부정감성어는 ‘드럽다’, ‘우려있다’, ‘우려’등의 감성키워드가 6000 수준으로 랭크됐다.

부정 감성어 1위인 ‘드럽다’를 분석해 보면 지난 3월 27일 이니스프리의 인기상품인 ‘노세범 미네랄 파우더’ 광고에 대한 네티즌의 트위터 반응이 2819명이 리트윗하면서 부정감성어의 버즈량이 나타났다.  

인기를 끈 트위터는 수학선생님으로 나오는 남자 출연자가 수학공식을 인용해 화를 내면서 제품 사용법을 가르쳐주는 광고가 주 고객층이 여성을 생각하지 않았다며 '기분 드럽다’ 라고한 내용이다.

= 시장경제신문 DB

어려웠던 2017년 한해를 되돌아봤을 때 이슈 마케팅으로 관심을 끌어갔지만, 이니스프리가 추구하던 ‘자연주의’는 온데간데 없고 ‘카페’와 ‘아이돌’ 등 부수적인 이미지만 남은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이는 이니스프리만의 브랜드 목적을 잃어버린 것이다. 자연주의를 지향하는 확실한 방향성을 다시 정립하고 장기적인 마케팅 전략을 구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분석 정학용 연구원/분석보고서 문의(jhy@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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