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 산중 피아노맨 김금산 “생명위협 협심증, 약초물로 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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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 산중 피아노맨 김금산 “생명위협 협심증, 약초물로 치유”
  • 신성아 기자
  • 승인 2018.03.02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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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 장사로 망가진 심신, 산에서 건강 찾은 김금산씨 사연
[소소+]는 ‘소확행’(小確幸: 바쁜 일상에서 느끼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 찾기가 화두인 트렌드를 반영한 코너입니다. 소소한 밥상이나 구경거리, 거창하지는 않지만 가슴을 울리는 스토리, 이름 없는 수많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이야기 그리고 소소하지만 의미있는 뉴스와 정보를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슬기로운 자연생활 - 김금산 씨] 산중에서 매일이 설렘으로 가득하다는 자연인 김금산(59) 씨가 있다.

지난달 28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MBN 시사교양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 285회에서는 건강을 위해 산으로 들어갔다가 산에 빠져버린 김금산 씨의 일상을 소개했다.

이날 이승윤은 하얀 눈이 소복하게 쌓인 깊은 산골, 잔잔히 울려 퍼지는 피아노 선율을 따라 김금산 씨를 만났다. 그는 "눈이 오고 분위기가 좋은 날은 생음악으로 우리 아이들(백봉오골계·강아지들)의 정서함양을 위해 가끔 피아노를 쳐주곤 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8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어릴 적부터 가수의 꿈을 키웠지만,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악기사가 됐다. 독학으로 기타와 하모니카를 연주할 정도로 음악을 좋아했던 그에게 손님이 없는 가게에서 악기를 연주하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다.

이후 손님으로 온 아내에게 첫눈에 반해 결혼했으며, 세 아이를 낳았다. 모든 것이 잘 풀리는 듯했지만 한 가정의 가장이 되고, 악기사를 운영하는 즐거움은 책임감이라는 무게로 짓눌렸다.

남에게 싫은 소리를 하지 못하는 그에게 매순간 손님을 상대해야 하는 장사는 큰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몸에 반점이 일어나고 얼굴색이 안 좋아지는 등 건강은 악화돼 갔다. 더욱이 공무원 월급이 15만 원이던 당시 800만 원이란 큰돈을 사기 당하는 일까지 겪자 일에 대한 회의감은 걷잡을 수 없이 밀려들었다.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으로 산 생활을 꿈꿨지만 척추협착증으로 고생하는 아내 때문에 그 꿈마저 이룰 수 없었다. 그렇게 4년이란 시간이 흘러 아내의 통증이 호전될 때쯤 그는 혈관의 95%가 막혔다는 협심증 진단을 받았다. 

조금만 늦었어도 목숨을 잃을 뻔했다는 의사의 말에 결국 산 생활을 택했다. 산에서 건강을 찾은 김 씨는 이제 아내의 통증에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연구하고 있다. 협착증에 좋다는 백봉오골계를 키우며 자식들처럼 애지중지하고, 참깨 들깨와 쌀겨, 블루베리 발효액을 섞어 닭이 먹을 사료를 직접 만들어준다.

매일 산에 올라 근육경련에 좋다는 토복령과 요통에 좋다는 우슬 등 귀한 약재들을 채취해 우려낸 물로 약초 된장을 만들기도 한다. 풍성한 곱슬머리와 물광 피부를 자랑하는 그는 "아내의 통증과 제 혈관 질환에도 도움이 되는 약초물이 비결"이라고 밝혔다.

미꾸라지와 동자개, 참붕어가 가득한 연못의 얼음을 깨며 박력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다시 엄마 같은 모습으로 돌아와 맛있는 요리를 뚝딱 해내기도 한다. 이승윤이 "말씀을 조곤조곤 잘 하시는 게 형님의 느낌보다는 누님의 느낌이 있는 것 같다"고 하자 "제가 성격이 정적이고 여성적인 면이 있다"고 답했다.

[사진=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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