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N] '김상조 vs 삼성' 대결구도로 변질된 경제민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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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N] '김상조 vs 삼성' 대결구도로 변질된 경제민주화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8.03.20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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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년 3월 셋째주, 빅데이터로 살펴본 '경제민주화'
'경제민주화' 구체적 문제제기 없이 '지지'와 '응원'만 존재
사진=픽사베이, 공정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2월 8일 국회에서 열린 한 간담회에서 "청와대에 국민청원 좀 해달라. 그러면 (공정위도) 즉각 응답하도록 하겠다"며 경제민주화를 위한 국민 참여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발언 이후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경제민주화’라는 글이 올라왔고, 3월10일 20만7772명의 청원으로 마감을 한 상태다. <시장경제>에서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국민 청원이 20만명을 넘김에 따라 청와대의 브리핑 전에 온라인의 여론을 확인해봤다. 그 결과 ‘김상조’라는 맹목적인 지지가 전체 버즈량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청원글 제목: 경제민주화
내용: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경제정의 구현을 위한 정책들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를 보냅시다! 정치민주화보다 더 지난한 일로써 많은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가 필요합니다.

◇ ‘김상조이니깐 지지하자’ 버즈량 견인

‘경제민주화’가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등장한 2월 8일부터 3월 10일까지 약 한 달간 트위터, 블로그, 커뮤니티, 인스타그램, 뉴스에 등장한 ‘경제민주화’ 버즈량을 집계한 결과 총 4만2812건으로 나타났다. 이중 트위터는 4만2307건, 블로그 151건, 커뮤니티 99건, 인스타그램 39건, 뉴스 216건이다. ‘경제민주화’ 여론은 90% 정도가 트위터를 통해 확산됐다.

국민 청원이 진행되는 동안 온라인 여론은 3~4번 정도 요동쳤다. 경제민주화 내용에 대한 변동이 아니라 ‘김상조이니깐 지지하자’는 맹목적인 여론으로 요동쳤다.

그래픽 디자인=조현준

먼저 국민 청원에 글이 올라온 다음 날인 ‘2월9일’은 버즈량이 4000까지 올랐다. 이 날은 한 누리꾼이 트위터에 ‘김상조 경제 민주화를 위해 청와대 청원 넣어달라. 경제 민주화를 위해 싸우는데 기득권 반발이 심한 그래서 국민여론 한 방법인 청와대 청원으로 그 반발을 정면돌파 하려는 김상조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주시고 널리 알려주세요. 김상조 거래위원장 같은 사람 없습니다’라는 글을 올렸고, 670명이 리트윗 한 날이다. 전날인 ‘8일’에도 김상조를 지지해 달라는 글이 여러 개 올라왔고, 각각 876명, 569명, 247명이 리트윗했다.

‘2월 13일’에도 버즈량은 4000까지 올랐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지원해 달라는 글이 몇 백 건씩 계속 리트윗 됐다. 경제민주화에 대한 구체적인 문제 제기는 없이 ‘김상조’와 ‘경제민주화 청원글 클릭해 달라’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경제민주화 관련 여론이 가장 많았던 날은 2월 20일, 2월 23일로 버즈량이 4000~4000 후반대까지 오르내렸다. 이 날 역시 내용은 없고 ‘김상조’, ‘경제민주화’를 지지해 달라는 트위터 글을 많은 사람들이 리트위하면서 전체 버즈량을 견인했다.

◇ 누리꾼들 ‘김상조=경제민주화’로 인식 중

연관어 부문에서도 ‘경제민주화’ 여론에는 알맹이가 없었다. ‘김상조를 지지하자’라는 관련 키워드들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1위 ‘경제’, 2위 ‘김상조’, 3위 ‘청원’, 4위 ‘국민’, 5위 ‘위원장’, 6위 ‘청와대’, 7위 ‘힘’, 8위 ‘국민청원’, 9위 ‘위원’, 10위 ‘공정거래위원장’이다.

20위까지도 대부분이 ‘김상조’에 대한 버즈량이다. 11위 ‘공정위’, 12위 ‘거래’, 13위 ‘언론’, 14위 ‘공정위원장’, 15위 ‘기득권’, 16위 ‘삼성’, 17위 ‘재벌’, 18위 ‘문제’, 19위 ‘적폐청산’, 20위 ‘회장’ 등이다. 대부분의 키워드가 ‘경제민주화=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래픽 디자인=조현준

‘김상조’와 관련 없는 키워드로는 ‘언론’, ‘기득권’, ‘삼성’, ‘재벌’, ‘회장’ 등이 등장했다. ‘경제민주화’ 여론이 확산되면서 누리꾼들이 직접 구체적인 의견을 밝혔고, 주목을 끈 키워드들이다. 연관어로만 보자면 누리꾼은 ‘경제민주화’, ‘김상조 지지’를 ‘재벌개혁’, ‘언론개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경제민주화’가 ‘김상조 VS 이건희’, ‘김상조 VS 삼성’ 대결 양상으로

‘경제민주화’에 대한 감성키워드는 부정감성이 1만8084건, 긍정감성은 9061건, 중립은 1만5567건으로 집계됐다. 

경제민주화에 대한 정의는 전문가들마다 조금씩 다르다. 보통 ‘대기업에 쏠린 부의 편중현상 해결 운동’, ‘과도한 빈부격차를 해결하기 위한 운동’으로 정의되고 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경제민주화’는 앞서 설명한 정의와 조금 다른 의미로 확산됐다. 내용 자체가 ‘김상조’에 대한 지지와 응원이 내용의 핵심이다 보니 과거 김상조 위원장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삼성’, ‘이건희’와의 대결 양상으로 펼쳐졌다.

그래픽 디자인=조현준

긍정 감성어 1위 ‘동의하다’는 2월 18일 한 누리꾼이 트위터에 “김상조가 대단한 것은 모두가 변절 할 때 혼자서 돈에 매수 당하지 않고 지조를 지킨 분입니다. 경제민주화를 지속적으로 설파해온 유일한 분입니다. 지금 경제 민주화 청원에 ‘동의’해 달라고 요청하셨습니다. 이분의 뜻에 동의하는 것이 경제민주화 지켜냅니다”라는 글을 올렸고 713명이 리트윗해 발생한 감성어다. 긍정 감성어 2위 ‘성공’과 부정 감성어 2위 ‘적폐’, 부정 감성어 3위 ‘의심하다’는 모두 삼성과 이건희와 대결 양상을 의미하는 키워드다.

‘삼성 이건희 회장의 생사 여부는 단순한 궁금증이나 호기심의 문제가 아이라, 우리나라 경제 민주화와 사법, 언론 적폐 청산의 성공 여부가 걸린 엄청나게 중요한 사안이재. 충분히 의심할만한 상황도 많고.’라는 글을 누리꾼이 올렸고, 무려 3300여명 리트윗을 해 발생한 키워드다.

데이터 분석 정학용 연구원/분석보고서 문의(xiu04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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