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건설 경기 침체 예상... 중소 건설업계들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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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건설 경기 침체 예상... 중소 건설업계들 비상
  • 임현호 기자
  • 승인 2016.09.08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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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공공·해외 전반적 침체 불가피"
임대사업 등 새 먹거리 구상에 '골치'

내년도 건설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건설업계가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 주택경기 호황으로 호실적을 이어가고는 있지만 과잉공급 우려 확산과 정부의 부동산시장 규제 등으로 훈풍이 더 이상 지속되지 못 할 것이란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건설사별로 내년도 사업계획을 구상하는 가운데 대내외 악재가 거론되면서 신성장동력을 찾으려는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특히 자금력이 취약한 중소 건설업계는 초비상인 상황이다.

8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2015년 158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국내건설수주 규모가 올해 142조2000억원으로 10%가량 줄어든 데 이어 내년에는 132조3000억원으로 감소폭이 확대될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주택공급 과잉 우려와 내년도 공공 SOC 예산 감소로 건설경기 급락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이나 외국계 투자은행 역시 최근 건설투자 비중이 급증한 것을 지적하면서 향후에는 이 같은 건설 주도의 성장세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계부채 증가세를 누그러뜨려 금융시장의 건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부동산시장을 압박하는 가운데 정부도 내년도 SOC 예산을 역대 가장 큰 폭인 8% 이상 줄이겠다고 발표한 상황이다. 금융당국도 주요 건설기업의 재무구조 현황이나 리스크를 면밀히 살펴보기로 했다.

해외건설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국내 건설업계의 텃밭으로 꼽히는 중동시장이 저유가 등의 여파로 발주물량 자체가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한국건설경영협회 분석 결과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지난해보다 30%가량 줄어든 326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660억달러에서 지난해에는 3분의 1 가까이 감소한 461억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이보다 더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보다도 적은 수준이다.

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건설기업들은 기존 수주물량 관리와 함께 시장 연착륙을 위한 탈출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할 때"라며 "올해 주택가격 상승은 정부 정책과 사회 구조변화으로 발생한 일시적인 현상인 만큼 올해 호실적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 변화의 시기를 놓치면 큰 어려움이 올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대내외 악재가 산재한 반면, 뚜렷한 해결책은 보이지 않자 건설사들도 신사업 발굴에 나서고 있다. 분양수익을 대체할 수익 활로를 찾고 다가올 주택시장 불황기를 이겨내기 위해서다.

대림산업은 2014년 여의도에 비즈니스호텔을 선보인데 이어 서울 곳곳에 '글래드' 브랜드로 호텔을 개관했거나 준비 중이다.

GS건설은 최근 시니어주택 분양을 시작하는 등 관련 사업을 본격화했다. 정부가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을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대형건설사가 특정 수요층을 겨냥한 주거서비스를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표적인 중견건설사 중 한 곳인 호반건설은 최근 입주가 몰리고 있는 판교와 광교에 스트리트형 상가 '아브뉴프랑'을 보유, 운영 중이다. 우미건설도 최근 공급한 복합상업시설 '레이크 꼬모' 전체 상가 중 일부만 분양하고 나머지는 회사가 직접 임대나 운영·관리를 맡을 예정이다.

중견건설 A사 관계자는 "중견사들이 진작부터 신규시장 진출을 모도하고는 있지만, 주택 분야를 벗어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고 접근이 상대적으로 쉬운 임대사업 쪽으로 눈을 많이 돌리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서희건설은 지난해 편의점 '로그인'을 인수해 편의점 사업에 진출했으며, 코오롱글로벌은 올해 초 건강보조식품과 화장품 제조·수출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동원건설산업은 전기차 업체인 올레브를 흡수 합병했다.

이와 관련, B증권 건설담당 애널리스트는 "건설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되다보니 건설사들이 다른 업종으로 사업 분야를 넓히는 것 같다"며 "업종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무리하게 사업영역만 넓히다보면 본업인 건설 분야에 대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새 사업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기 어려워 두 마리 토기를 다 놓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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