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 "오늘을 즐기자 다짐, '자연살이' 꿈 이뤄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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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 "오늘을 즐기자 다짐, '자연살이' 꿈 이뤄 행복"
  • 신성아 기자
  • 승인 2018.03.29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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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세부터 산 생활 시작한 65세 김철용 씨
"건강하게 살아 장수의 표본 보여주고 싶다"
[소소+]는 ‘소확행’(小確幸: 바쁜 일상에서 느끼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 찾기가 화두인 트렌드를 반영한 코너입니다. 소소한 밥상이나 구경거리, 거창하지는 않지만 가슴을 울리는 스토리, 이름 없는 수많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이야기 그리고 소소하지만 의미있는 뉴스와 정보를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사진=MBN

[슬기로운 자연생활 - 김철용 씨] "과하지 않게, 오늘을 즐기며 살자는 다짐 아래 누구보다 만족스런 자연살이 즐깁니다." 

지난 28일 방송된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는 첩첩산중 한가운데 오롯이 안겨 누구보다 자유로운 삶을 누리고 있는 자연인 김철용(65) 씨의 사연이 공개됐다.

김 씨는 40대 젊은 시절부터 55세부터 산 생활을 시작하리라 계획하고 마침내 그 꿈을 실현했다. 그는 무리하지 않고, 지치지 않을 정도로 자유롭고 행복하게, 자신만의 자연 생활을 꾸려나가고 있다.

자연인은 국제시장에서 전기공 사업을 했던 아버지 덕에 꽤 부유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그가 고등학생이던 시절 아버지의 사업은 무너졌고, 가족들은 셋방살이 신세가 됐다. 

아버지처럼 장사로 집안을 일으켜보겠단 패기로 무턱대고 국제시장의 원단 장사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8년이란 긴 시간 동안 이 가게, 저 가게를 전전하며 박봉의 종업원 생활을 한 끝에 자신의 가게를 열었다.

그의 노고를 알아주듯 가게는 번창했다. 그럼에도 자영업의 특성상 휴일도 없이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장사를 이어가야 했고, 조용한 성격과 다르게 손님을 관리하느라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마음이 지칠 때면 인근의 산을 찾아 2박 3일씩 걸어 다녔다.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는 산에서의 여유와 편안함이 좋아 막내아들이 대학을 졸업하는 55세가 되면 산에서 살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얼마 못 가 기성복들이 쏟아져 나오며 원단사업은 자리를 잃어갔고, 위기 속에서도 작은 회사의 총무 일을 보며 가장의 역할을 끝까지 해낸다. 지인의 소개로 병원에서 일하며, 일만하다 허망하게 죽는 사람들을 보고 다시금 자연살이를 다짐했다. 

자연인은 60대 초반에 갑작스런 암으로 돌아가신 부모님에 이어 65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뜬 큰 형님을 보고 하루라도 빨리 산에 들어가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장수하긴 어려운 집안 내력에 더욱 하루하루를 즐기며 살게 됐다"며 "자연이 주는 행복을 만끽하며 건강하게 살아 장수의 표본을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

해발 750m의 깊은 산. 사람은커녕 그 흔한 전신주 하나 구경하기 힘든 산중에서 살고 있는 자연인은 "원래 여기가 옛날 화전민 터였다. 자연에서 살고 싶어서 아랫마을에 귀촌해 2년 정도 살았다. 매일 개를 데리고 인근 산을 돌아다니다 지금의 집을 구입했고, 낡은 건물을 보수하고 주변을 정리해 지금의 집이 됐다"고 설명했다.

힘들여 농사를 짓거나 먹을 것을 찾아 헤매지 않아도 봄기운에 돋아난 냉이와 달래가 지천에 널려있고, 정상을 향해 올랐던 산행에선 귀한 목이버섯과 칡을 얻는다. 목이 마를 때는 인근의 고로쇠나무에서 수액으로 목을 축이고, 지천에 널린 대나무는 산 생활에 유용하다.

장날에 구해온 말린 가오리로 추억 속 가오리 찜을 만들어 먹기도 하는 자연인은 문 앞에 가오리 말린 것을 걸어둔다. "저는 비린 맛을 싫어하지만 가오리만은 좋아한다. 산 속 생활에서 단백질 보충이 어려워 늘 챙겨둔다. 보관이 쉽고 찌기만 하면 밥 반찬으로도 아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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