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올해" vs "일단 내년으로"… 건설사, 분양 새판짜기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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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올해" vs "일단 내년으로"… 건설사, 분양 새판짜기 '고심'
  • 김보라 기자
  • 승인 2016.11.2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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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확대…분양 계획, '오리무중'
입주물량 증가 우려·美 금리인상 가능성 ↑

건설사들이 분양일정 새판짜기에 돌입했다. 정부가 11·3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데다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보증을 중단하면서 사업일정이 연기된 탓이다.

2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오는 25일 전국 35개 견본주택이 개관하고 분양 일정을 시작한다.

서울에선 분양권 전매제한 강화와 1순위 청약제한 등으로 투자수요가 감소할 것을 우려해 사업이 대폭 축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내년 분양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올해 안에 분양을 진행하자는 분위기도 형성됐다.

당장 이번 주 △롯데건설 경희궁 롯데캐슬 △대림산업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 △GS건설 신촌 그랑 자이·목동 파크 자이 △대우건설 연희 파크 푸르지오 △삼성물산 래미안 아트리치 △현대산업개발 잠실 올림픽 아이파크 등이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이들 단지 대부분은 HUG가 분양보증은 연기하면서 의도치 않게 사업 일정을 연기했다. 앞서 HUG는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11·3대책 실효성 강화를 위해 규칙 개정 전까지 조정지역 대상 사업에 분양보증을 발급을 중단한 바 있다.

HUG 관계자는 "보증발급을 중단한 기간 동안 보증신청 사업장에 대한 심사를 진행했다"면서 "빠른 시간 내에 보증서 발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보증 발급이 재개되면서 건설사들은 올해 막바지 분양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이미 보증신청을 마무리한 사업지는 빠르게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주에 분양현장이 몰린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차례 사업이 연기된 A건설 관계자는 "분양이 연기돼 현장에서 혼란을 겪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이번 주 분양보증 발급이 마무리되면 바로 사업 일정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주 분양 성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1·3대책으로 투자수요 거품이 빠졌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앞으로 실수요만으로 흥행 연결이 가능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일단 당초 계획대로 12월에 분양한다는 일정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조합사업의 경우 청약시장 분위기에 따라 일정을 조율할 수 있다"며 사업 연기에 대한 가능성을 남겨뒀다.

반면 정부 정책에 따라 내년으로 연기한 사업지도 상당수다. 11·3대책으로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일반분양 가능 시점이 기존 건축물 철거 이후에 가능하게 돼 사업이 순연된 것이다. 종전에는 정비사업의 경우 철거를 끝내지 않은 상황에서도 분양보증을 받을 수 있었다.

실제 SK건설은 올해 분양 사업지를 모두 내년으로 연기한다. 올해 △보라매 SK 뷰(가칭, 서울 영등포구 신길뉴타운 5구역) △공덕 SK리더스 뷰(서울 마포구 마포로6구역 재개발)를 분양을 예고했지만 두 사업지 모두 기존 건축물이 철거 전이다. 즉 분양보증 신청이 불가한 상황. 한양도 면목1구역 재건축을 올해 분양할 예정이었지만 내년으로 미뤘다.

건설사들이 걱정하는 점은 내년 분양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최근 2∼3년간 쏟아낸 물량이 입주 가시화로 나타나고 있다. 내년부터 2년간 전국 입주물량은 77만8785가구로 조사됐다. 이는 최근 5년간 한 해 균 입주물량(24만가구)에 비해 약 30만가구 가까이 많다.

입주량 증가는 역전세난을 야기해 보증금 반환과 대출금 상환에 대한 어려움이 도미노처럼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전반적인 주택경기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건설사들은 주택시장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올해 안에 분양일정을 진행하자는 분위기"라면서 "내년은 정부 규제로 투자수요 감소가 본격화되면 웃돈 하락으로 계약이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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