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 "인생의 고비마다 고향 산에서 위로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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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 "인생의 고비마다 고향 산에서 위로받아"
  • 신성아 기자
  • 승인 2018.05.18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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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째 산중 생활 즐기는 79세 자연인 서석용 씨
[소소+]는 ‘소확행’(小確幸: 바쁜 일상에서 느끼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 찾기가 화두인 트렌드를 반영한 코너입니다. 소소한 밥상이나 구경거리, 거창하지는 않지만 가슴을 울리는 스토리, 이름 없는 수많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이야기 그리고 소소하지만 의미있는 뉴스와 정보를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사진=MBN '나는 자연인이다'

[슬기로운 자연생활 - 서석용 씨] "인생의 고비마다 고향 산에서 몸과 마음을 의지하고 위로받았습니다."

지난 16일 방송된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는 무려 17년째 산중 생활을 즐기고 있다는 서석용(79) 씨의 이야기를 전했다.

자연인 서석용 씨는 초등학교 4학년 한국전쟁이 일어났을 때 이곳에서 가족들과 몸을 피했다고 한다. 석 달 열흘 동안 토굴을 파서 생활하고, 목숨을 부지했다. 

시대적인 어려움과 가난 앞에서도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으며, 고등학교에서는 총학생회장을 하는 등 뛰어난 성적으로 장학금을 받아 학교를 다닐 수 있었다.

하지만 돈이 없어 대학 대신 군대를 가야 했다. 제대 후 다시 공부를 해 대학에 가고 싶었던 그는 결국 경찰공무원이 됐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며 13년을 일했으나 박봉에 형편은 나아질 줄 몰랐다. 

자연인은 두 아들을 키우며 이대로는 안 되겠다 생각해 공무원 생활을 접었다. 건설 붐이 일었던 80년대 초 현장 소장으로 일했고, 덕분에 꽤 많은 돈을 벌었다. 고생만 하던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을 덜 수 있겠구나 했던 그때 아내가 위암 3기를 진단받았다.

수술도 치료도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당시 그보다 5살이 적었던 아내의 나이는 45살이었다. 자연인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약초며 버섯, 겨우살이 등 암에 좋다는 걸 찾아 하루 종일 산을 오르내렸다. 하지만 1년 후 아내는 세상을 떠났다.

그는 남은 자식들의 뒷바라지를 다 한 뒤 미련 없이 산으로 들어왔고, 현재 아들들이 지어준 6평 작은 집에서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집 주변에는 두릅, 쑥, 비비추, 머위 등 각종 산나물과 산에는 10년 넘은 야생 더덕과 산양삼이 자라고 있다. 

요즘은 5월에만 잠깐 맛볼 수 있다는 귀한 벚꽃 꿀을 양봉하느라 벌통마다 여왕벌이 잘 있는지 살핀다. 자연인은 "벌들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는 이맘때쯤이면 벌을 살피느라 바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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