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칩·치토스 '추억의 맛' 소환... 부활하는 단종식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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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칩·치토스 '추억의 맛' 소환... 부활하는 단종식품들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8.05.20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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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단종식품 부활 요구에 기민하게 반응
'태양의 맛 썬' 재출시 한 달 만에 200만 봉지 판매

식품업계에 새로운 트렌드가 발생하고 있다. 이른바 ‘부활’ 트렌드다. 식품기업들이 단종 시켰던 제품을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부활시키고 있다. 최근 몇몇 제품이 인기몰이를 하면서 여러 기업들이 단종 식품을 찾고 있는 것.

사진=오리온

가장 눈에 띄는 식품은 썬 칩과 치토스 등이다. 썬 칩은 오리온의 제품으로 본래 명칭은 ‘태양의 맛 썬’이다. 썬 칩으로 알려진 이 제품은 2년 전 공장 화재로 생산이 중단됐다가 지난달 새롭게 선보였다. 오리온의 썬 칩 부활 전략은 적중했다. 썬 칩은 재출시 한 달 만에 누적판매량 200만 봉지를 돌파했다. 생산이 중단됐던 2년 전보다 오히려 판매량이 20%나 더 늘었다.

썬 칩이 판매되기 시작하자마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상에서 ‘추억의 맛 소환’ 등 수천 개의 댓글이 올라오며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의 맛과 패키지 디자인을 그대로 재현한 점도 소비자들에게 친근감과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오리온농협 밀양공장에 생산 설비를 구축, 지난달부터 재생산을 시작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최근 식품업계에서 단종 제품을 재출시하는 사례가 많지만 썬과 같이 예전보다 더 큰 인기를 얻는 경우는 이례적"이라며 "과거 향수를 지닌 소비자들 뿐만 아니라 새로운 소비자들까지 아우르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치토스도 주목된다. 롯데제과는 '화이트 치토스'를 재출시했다. 이 제품은 애초 미국 프리토레이와 오리온의 합작회사에서 제조했다. 국내 제휴사가 롯데제과로 바뀌면서 사라졌던 스낵이다. 롯데제과는 화이트 치토스의 맛을 되살려 '치토스 콘스프맛'이란 이름으로 새롭게 내놨다.

라면업계도 거꾸로 트렌드를 타고 있다. 먼저 진짜 부대찌개맛을 큰 기쁨을 준 ‘보글보글 부대찌개면’과 기존 라면과 전혀 다른 면발 식감을 보여줬던 ‘감자탕면’이 재출시 됐다.

사진=롯데제과

이 밖에도 2007년 단종됐던 '보해골드'가 지난 19일 재출시, 1996년 IMF로 단종됐던 '참나무통맑은이슬' 출시준비 마친 상태(구체적인 시기 미정), 제조사 부도로 판매 중지된 ‘815콜라’, ‘815사이다’ 최근 재출시됐다.

기업들이 이렇게 제품 개발 아이디어들을 과거에서 가져오는 이유는 사람들의 입맛과 추억 때문이다. 소비자는 '추억의 맛'을 되살릴 수 있어 좋고, 기업은 제품 개발과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 ‘사람들 사이에서 대화 주제 제공’, ‘고객과 소통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썬 칩' CF화면 캡처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생산라인을 다시 구축해야 하는 등 제조업체 입장에서도 리스크가 있어 무작정 재출시하진 못한다"며 "다만 많은 소비자가 먼저 요구할 경우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이런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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