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영점 신설 없다던 세븐일레븐, 뒤에선 동의서 돌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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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영점 신설 없다던 세븐일레븐, 뒤에선 동의서 돌리고 있었다
  • 이준영 기자
  • 승인 2018.06.25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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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접출점 위해 가맹점에 동의 요구... "계획없다" 거짓말
1층 무인편의점, 주변가맹점 매출 감소 우려… 상생 어디에?
동의거부 가맹점주 "갑 요구 거부힘들어.. 결국 계획대로 될 것”
서울시 중구 수표로에 위치한 세븐일레븐 본사 시그니처빌딩. 사진= 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이 최근 새로 이전한 중구 본사 빌딩에 직영점 입점을 추진하고 있어 주변 가맹점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가맹계약상 250m 이내 근접 출점은 금지되어 있지만 본사가 가맹점주에게 이면동의서를 받으러 다니며 출점을 강행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본지가 확인을 위해 세븐일레븐 본사에 두차례나 접촉했지만 “그런 일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극구 부인하고 있어 진의에 관심이 쏠린다.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29일 서울시 중구 수표동에 위치한 시그니처타워로 본사를 이전했다. 2012년 4월 중구 남창동 롯데손해보험빌딩 입주 이래 6년 만의 본사 이전이다. 6년전 보다 매출과 임직원 수 등 회사 규모가 커져 보다 효과적인 현장지원체계 구축을 위해 이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기존 오산 롯데연수원에 있던 신규 경영주 교육 기능을 본사로 이전해 가맹점과 본사가 더 친근하고 가깝게 소통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본사를 이전하며 지하에 본사 직영점 입점 얘기가 돌면서 주변 가맹점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가맹사업법 제12조의4에는 가맹계약 체결시 가맹점사업자의 영업지역을 설정해 가맹계약서에 영업지역을 명시하도록 돼있다. 세븐일레븐은 가맹점 250m(도보 통행 최단 거리 기준) 내 자기 또는 계열회사의 신규 가맹점 및 직영점을 추가 개설하지 않는다고 정보공개서를 통해 밝히고 있다.

하지만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12월경 현재 이전한 시그니처타워 지하 GS편의점이 올해 계약종료 되자 신규 입점 입찰참여를 이유로 주변 250m내 편의점주에게 동의서를 돌렸다. 가맹점 250m내 입점은 불가능하지만 주변 점주들의 동의를 받는 경우 입점이 가능하다.

가맹점주 A씨는 “작년 12월쯤 본사직원이 시그니처타워 지하에 위치한 GS편의점 자리에 신규 출점한다고 동의서를 들고 왔다”며 “‘가맹점 및 직영점 입점’이란 문구가 있어 동의서를 들고 온 세븐일레븐 OFC(Operation Field Counselor, 본사 영업관리자 보통 FC로 부름)에게 직영점이 들어오는 것이냐고 물으니 ‘가맹점 입점 예정’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롯데타워점 정문 모습. 사진= 시장경제신문DB

당시 세븐일레븐 FC가 시그니처타워에 본사가 이전한다는 언질을 준적도 없었고, 나중에 이 사실을 전해 듣고 물어보니 직영점이 들어올 수도 있다고 말을 바꿨다는 것이다. 이 소식을 들은 일부 점주들이 동의를 거부하고 나서자 결국 직영점 입점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점주 B씨는 “본사 건물 내 직영점은 일반 가맹점과 의미가 다르다”고 꼬집었다. B씨에 따르면 첫 본사 직영점이란 홍보·마케팅으로 주변 가맹점 매출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더불어 가맹점 바로 옆에 본사 직영점을 개점하는 것은 상생의 의미에서도 어긋난다고 날을 세웠다.

세븐일레븐의 본사 직영점 입점 1차 시도는 점주들의 강한 반발로 철회한 듯 보였다. 그런데 지난 19일 세븐일레븐 본사 직원들이 다시 점주들에게 동의서를 받으러 다닌 정황이 포착됐다. 이번엔 FC가 아닌 세븐일레븐 본사 영업본부 직원이 직접 나섰다.

2차 시도는 방법을 바꿔 시그니처타워 1층 약 50평 공간에 무인편의점 입점을 추진 중이다. 이 역시 직영점으로 운영되지만 세븐일레븐은 “무인편의점이기 때문에 주변 상권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며 설득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인근 편의점주 일부는 동의하고 일부는 거부한 상태다.

동의를 거부한 한 편의점주는 “현재 세븐일레븐 무인편의점은 국내 단 두 곳”이라며 “두 무인점 모두 빌딩 내부에 있어 일반 상권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하지만 시그니처타워 1층은 대로변에 있어 충분히 주변 상권에 영향을 끼치고 무인편의점이란 희소성으로 많은 이들이 찾을 가능성이 크다”고 반박했다.

세븐일레븐의 본사 내 직영점 입점 2차 시도는 여전히 현재 진행중이다. B씨는 “결국 모두 동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을의 입장에서 갑의 요구를 언제까지 거부하긴 어렵다.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입점을 시도할 것이고 결국 피해는 가맹점주들 몫”이라고 하소연했다.

본지는 재차 세븐일레븐 측에 입점추진를 확인했지만 “전혀 내부 논의된 바 없다. 1층은 안내데스크 뿐이라 무인편의점이 들어설 공간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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