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부실론 현실화... 케이뱅크 또 대출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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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부실론 현실화... 케이뱅크 또 대출 중단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8.09.1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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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넉달째 대출중단 사태 지속... 부실화 막을 길 없어
자본 적정성·자산 건전성 악화, "인터넷전문은행 환상 버려야"
@케이뱅크

인터넷전문은행 1호 케이뱅크가 또 다시 신용대출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정부·여당의 지원만 해바라기처럼 바라보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의 부실론이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앞서 인터넷전문은행들의 경우 올해 1분기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큰 폭으로 하락해 재무건전성 논란에 휩싸였다.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12일부터 '직장인K 신용대출', '직장인 마이너스 통장' 판매를 중단했다. 케이뱅크는 다음달 1일에나 대출 상품 판매를 재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케이뱅크의 대출 중단은 벌써 넉 달째다. 지난 6월부터 매달 대출상품 판매 중단과 재개를 반복 중이다. 다달이 취급 한도를 정해놓고 이를 소진하면 판매를 중단하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대출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선 그에 상응하는 자본을 갖춰야 하지만 케이뱅크의 상황은 열악하기만 하다. 케이뱅크의 대출 연체 비율은 2분기 말 기준 0.44%로, 전(前) 분기의 0.17%보다 높아졌다. 대손상각비 비율도 1분기 0.17%에서 2분기 0.44%로 상승했다. 적자 폭도 눈에 띄게 불어나고 있다. 1분기 마이너스 188억원이었던 케이뱅크 순이익은 2분기에 마이너스 207억원을 기록했다.

은행의 영업력을 높이고 대출 규모를 늘리려면 자본금을 확충해야 하지만 특혜 논란으로 은산분리 완화가 미뤄지면서 케이뱅크의 대주주인 KT가 유상증자에 참여할 길은 막혀 있다.

카카오뱅크의 상황도 녹록치가 않다. 지난 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상반기 120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본격적으로 대출 만기가 도래하고 중금리 대출 규모가 늘어나면 건전성 지표가 가파르게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중금리 대출은 전체 대출 금액의 20% 수준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3월 기준 카카오뱅크 총자본비율은 10.96%로 은행권 가운데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13.74%에서 2.78%p 떨어진 것이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각각 838억원, 1,045억원 적자를 본 데 이어 올해 1분기 118억원, 80억원의 추가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권의 탄생 공신(功臣)인 참여연대도 인터넷전문은행을 향해 손사래를 치고 있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근거 없는 환상을 버리고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하라"고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설립 1년 즈음에 발표된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과는 현실에서 신설 은행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는 것이 그리 만만한 과제가 아니라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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