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정부 이길수 없다는 靑, 9·13 규제강화 '마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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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정부 이길수 없다는 靑, 9·13 규제강화 '마이웨이'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8.09.16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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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과표 구간 3억~6억원 구간 신설, 2주택 이상 추가 세금
아파트값 잠시 주춤... 전문가들 ‘일회성 규제 충격 일 뿐’
장하성 대통령비서실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정부가 지난 13일 집값을 잡겠다며 부동산 규제를 발표했다. 지난해 8·2부동산 대책부터 고강도 정책을 연이어 발표했지만, 집값을 못 잡자 8·2대책 보다 더 강력한 규제를 가진 대책을 9·13 발표한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시장을 이기겠다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3일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종합부동산세 과표 구간 3억~6억원 구간 신설, 조정지역 2주택 이상 보유자 최고 세율 3.2% 부과 등이 대책의 핵심이다.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주택담보 임대사업자 대출 규제도 추가했다. 정부는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 내 주택을 담보로 하는 임대사업자대출에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40%로 제한하고, 이 지역에서의 고가주택(공시가격 9억원 초과)을 구입하기 위한 주택담보대출은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전세자금 보증요건도 규제로 도배했다. 2주택자 이상의 전세자금 대출을 사실상 막았다. 1주택자는 부부합산소득 1억원까지 전세자금 보증을 지원하되, 보금자리론 소득기준을 초과한 경우는 보증요율을 상향한다.

청와대는 아예 대놓고 시장이 정부 정책을 이길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9·13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기 일주일 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거주를 위한, 정말 국민 삶을 위한 주택은 시장이 이길 수 없다. 국민의 실거주를 위한 수요는 반드시 시장에 맡겨야 될 이유가 없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장 실장은 싱가포르를 예로 들며 집값 규제 정책을 옹호했다. 장 실장은 "시장경제를 아주 정말 지독하게 하고 있는 싱가포르 같은 경우에도 국민주택 규모 주택은 정부가 다 공급해 버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설명은 다르다.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기회를 가로막은 조치가 더 강하고, 일시적 효과에 그칠 뿐이라는 지적이다.

건국대 심교언 부동산학과 교수는 9.13대책과 상관없이 서울 집값은 안정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달리 말해 이번 대책으로 인해 집값 안정화가 이뤄지진 않는다는 얘기다.

심 교수는 "현재 집값이 워낙 높다. 내려가야 하는 요인만 가지고 있다. 종부세 강화는 강제성이 있지만 일시적으로 집값 안정화에 도움 될 뿐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책을 살펴보면 6억원 이상으로 종부세 인상 대상자도 늘리고 전세 대출은 줄였는데, 현재의 집값 추세를 보면 정부가 서울 사람들은 다 서민이 아니라고 보는 시각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 윤영석 대변인은 “세금을 더 걷겠다는 선언”이라며 “정부가 주택공시가격을 시가로 올리고,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100%까지 높이면 집 한 채 가진 중산층에게까지 세금폭탄은 현실화 될 것이다. 세금만능주의 대책으로는 집값 폭등 잡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국당 함진규 정책위의장은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9·13 부동산 대책은 ‘징벌적 과세’ 논란을 부를 소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함 정책위의장은 “종부세 부담이 커진다고 해도 막대한 양도세 부담으로 인해 다주택자들이 쉽게 집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같은 날(14일) “9·13 부동산 대책은 기존의 세금위주 정책위에 또 다시 세금 위주 대책을 덧댄 것에 불과하다”고 혹평했다.

권은희 정책위의장은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의 핵심은 종부세율을 올리고 대출을 옥죄는 내용”이라며 “종부세율을 2개월 만에 수정해 인상한 것 자체가 정부의 일관성 없는 대책을 의미하며 과연 이 대책이 투기 심리에 얼마큼 효과적으로 작용하는지도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언주 의원은 이날(14일) 페이스북에서 9·13부동산 대책에 대해 “집값 올린 주범들이 집값 잡는다고 규제폭탄, 세금폭탄 던지는데 그것 때문에 더 오를 듯하다”며 “아마추어 운동권들이 집값 잡는다고 난리지만 실제론 그들이 계속 올리고 있는 참으로 웃지 못 할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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