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10월...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최대 복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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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10월...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최대 복병은?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8.09.1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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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금융당국에 내부등급법 적용 요청... 진통 예상
복잡한 상황에 손태승 행장, 해외로 뛰며 투자 유치 총력
지난 1월 우리은행 창립 119주년 기념식에서 손태승 행장(좌측 네번째)이 “1등 종합금융 도약”을 외친 뒤 핸드 프린팅 세러모니를 하고 있다. ⓒ우리은행

우리은행의 명운(命運)이 걸린 지주사 전환 인가 여부가 다음달 중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사실상 추석 연휴가 지나면 곧바로 금융당국의 심사 절차가 마무리되는 셈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7월 20일 금융당국에 지주회사 전환 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통상 3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최종 인가 작업이 종료되면 우리은행은 12월 주주총회를 열어 지주회사 전환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 주식은 내년 1월부터 2월까지 매매가 정지된 후 우리금융지주 신주로 1대 1로 교환 상장된다.

우리은행이 금융지주사로 전환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기대효과는 상당하다. 특히 지주사 전환 시 자회사에 대한 출자여력이 대폭 확대돼 공격적인 인수·합병이 가능해진다. 은행법상 자기자본의 20%를 초과해 출자할 수 없는 현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주사로 전환하게 되면 은행법이 아닌 금융지주회사법을 적용받기 때문에 출자여력이 자기자본의 130%까지 늘어난다. 우리은행의 현재 출자여력은 7,000억원에 그치지만 지주사 전환 후에는 최대 7조원 수준으로 출자여력이 늘어날 수 있다.

2014년 역사 속으로 사라진지 4년 만에 우리은행이 다시 금융그룹의 위상을 되찾게 되는 것이다.

일단 금융당국이 큰 문제없이 인가를 승인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우리은행에게는 민감한 숙제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자기자본비율(BIS) 계산법을 둘러싼 문제가 최대 복병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17일 현재 은행권에 따르면 지주사 전환 작업에 바짝 속도를 내고 있는 우리은행은 새로 출범할 지주사의 자기자본비율 하락을 막기 위해 금융당국을 설득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금융감독원이 우리은행이 설립할 지주사의 자본비율 계산 시 원칙대로 자회사 자산에도 표준등급법을 적용키로 하면서 자기자본비율 문제가 불거지게 됐다. 만약 현행대로 내부등급법이 아닌 표준등급법이 적용된다면 자본비율이 하락은 피할 수가 없다. 지난 3월 말 기준 우리은행 BIS 총자본비율은 15.09%였지만 신설 지주사가 표준등급법을 적용받게 되면 10% 내외 수준으로 급락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렇게 되면 우리은행은 인수·합병(M&A)이나 자회사 증자를 위한 자금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등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이에 우리은행은 지주사 자회사 중 가장 큰 우리은행만이라도 내부등급법을 적용해달라고 금융당국에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지주사가 내부등급법을 쓰기 위해 당국의 승인을 얻는 데 걸리는 시간은 1년이다. 우리은행의 요청대로 금감원이 예외를 인정해주려면 관련 세행세칙을 개정해야 하는 만큼 진통은 불가피하다.

상황이 녹록치않다보니 손태승 우리은행장의 행보도 분주하다. 외국인 투자자를 유치하고 주가를 제고하기 위해 직접 해외로 향하는 모습이다. 손태승 행장은 17일 영국 런던과 스웨덴 출장길에 올랐다. 지난 5월 홍콩과 싱가포르를 방문한 이후 또 다시 해외 기업설명회(IR)에 나선 것이다. 자본비율이라는 위기를 넘어 지주사 전환을 앞둔 우리은행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을 고조시켜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비필충천(飛必沖天)을 강조하며 취임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기간에 혁신적인 성과를 거둔 손태승 행장이 지주사 전환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료하기 위해 더욱 공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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