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폴더블폰' 출시 임박... 성패 가를 두 가지 기술은 '이것'
상태바
삼성 '폴더블폰' 출시 임박... 성패 가를 두 가지 기술은 '이것'
  • 양원석 기자
  • 승인 2018.09.25 14: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 최초 '접는 폰'(폴더블폰)' 내년 1~2월 공개 예정
OLED 기술, 중국보다 2~3년 앞서... '내구성' 비교 우위
부품·배터리 용량증가 불가피... '무게' 소재경량화 변수
삼성이 올해 상반기 출시한 갤럭시 S9. 사진=시장경제DB

'가격'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거센 도전에 위기감을 느낀 삼성이 내년 1~2월 세계 최초 '접는 폰'(폴더블 스마트폰)을 공개하면서, 시장 선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세계 최초 폴더블폰 출시는 회사가 추구하는 이른바 '초격차 전략'의 하나로 풀이할 수 있다. 국내외 경쟁사들이 넘볼 수 없는 압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 1인자로서의 존재감을 유지·강화하겠다는 것.

실제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의 관측을 종합하면, 삼성이 내년 초 시장에 내놓을 폴더블 스마트폰은 경쟁사의 그것에 비해 내구성과 안정성 측면에서 진일보한 기술을 채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삼성의 폴더블폰 출시 시점을 내년 1~2월로 보고 있다. 다만 삼성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 S10 출시가 내년 2월로 예정돼 있어, 폴더블폰 공개는 이 보다 앞선 1월 이뤄질 것이란 견해가 힘을 얻고 있다.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가전 박람회 CES에서 폴더블폰이 공개될 수 있다는 말도 흘러나오고 있다.

삼성의 폴더블폰 상용 모델 출시가 임박하면서, 업계에서는 디스플레이의 내구성이 성패를 가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미 시작된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개발 경쟁, 삼성이 2~3년 앞서 있어 
폴더블 스마트폰에 쓰이는 디스플레이는, 현재로선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거의 유일한 대안으로 꼽힌다. 이미 중국과 대만 일부 업체는 올해 초 폴더블 OLED 생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업체가 밝힌 패널 스펙을 보면, 곡률반경과 화질, 내구성 등 모든 면에서 상용모델과는 거리가 멀다.

애플을 넘어 '타도 삼성'을 외치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화웨이가, 폴더블폰 출시 시기를 올해 11월에서 내년 중순으로 늦춰 잡은 것도,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내구성 문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OLED 분야는 삼성과 LG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대형 패널은 LG가, 스마트폰에 쓰이는 중소형 패널은 삼성이 각각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두 회사의 디스플레이 설계 및 공정기술은 중국 업체들에 비해 2~3년 정도 앞서 있다.

특히 중소형 패널 부문에서 삼성과 국내외 경쟁사들의 기술 격차는 뚜렷하다. 최근 LG가 이 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삼성과 대등한 수준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수율 안정성 면에서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폴더블폰 상용화 경쟁에 있어, 삼성이 다른 글로벌 기업에 비해 비교우위에 있다는 분석도 이런 사정을 바탕으로 한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사진=삼성전자

◆윤곽 드러낸 삼성 폴더블폰, 디스플레이 '내구성'이 필수 항목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다음 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에서 폴더블 스마트폰의 구체적 사양과 사용자경험(UX)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의 폴더블폰은, 새로 축으로 좌우 화면이 접히는 인폴딩 방식이 유력하다. 접은 상태에서는 화면을 사용할 수 없다는 인폴딩 방식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겉면에 별도의 화면을 설치될 것으로 전해졌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하나의 기기로 구현할 수 있는 셈인데, 이 경우 가장 문제되는 것은 디스플레이 성능이다. 이용자가 원할 때마다 화면을 접었다 펴도 화질은 일정한 수준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접히는 부분의 화소가 깨지거나 색이 번지는 등의 현상이 일어난다면 폴더블폰이라 할 수가 없다.

삼성은 적어도 2012년 이전에 접거나 구부릴 수 있는 디스플레이 기술을 개발하고, 내구성 확보에 역량을 집중했다. 2016년 레노버가 깜짝 공개한, 손목을 감싸는 형태의 디스플레이 관련 기술도 이미 확보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화질 저하 없이 내구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상당한 수준의 기술 축적이 필수적이다.

◆폴더블 디스플레이 기술 수준, '곡률반경'으로 가늠할 수 있어   
곡률반경 역시 주목할 스펙이다. 삼성이 목표로 잡은 폴더블폰 디스플레이 곡률반경은 1.5mm. 중국과 대만 업체가 기존에 선보인 폴더블 디스플레이 곡률반경은 5mm였다. 곡률반경은 디스플레이가 휘어지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폴더블 패널 기술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다.

곡률은 휘어진 정도를 말하며, 곡률반경은 그 휘어진 곡선을 이루는 원의 반지름을 의미한다. 곡률이 클수록, 즉 휘어지는 정도가 클수록 곡률반경은 작다. 즉 반경이 작을수록 휘어지는 각도가 크다는 뜻으로 그만큼 기술력이 높다는 증거다. 곡률반경 1.5mm는, 반지름이 1.5mm인 원을 감쌀 수 있을 정도로 디스플레이가 휘어짐을 뜻한다. 

폴더블폰 내년 출시를 선언한 LG는 올해 안에 곡률반경 2.5mm의 디스플레이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에는 1mm에 도전할 계획이다. 폴더블폰 개발 경쟁에 뛰어든 중국 화웨이, 샤오미의 디스플레이 스펙은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두께와 무게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도 관심 
폴더블폰은 디스플레이만 두 개가 탑재되며, 소프트-하드웨어 모두 정밀한 구동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부품 수가 대폭 늘어날 수밖에 없다. 태블릿과 스마트폰 겸용 기기라, 배터리 용량도 늘려야 한다. 때문에 삼성이 두께와 무게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도 주요 관심 항목이다.

앞서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미국 뉴욕에서 열린 갤럭시노트9 언팩 행사에서, “폴더블 스마트폰은 세계 최초를 뺏기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품질과 내구성 때문에 말을 아꼈지만 극복됐다”며 “마지막 능선을 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