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 3兆, 고용은 달랑 8명↑... 신한 조용병號, 정부정책 '역주행'
상태바
순익 3兆, 고용은 달랑 8명↑... 신한 조용병號, 정부정책 '역주행'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8.11.01 08: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년 연속 최대 실적에도... 영업점 폐쇄·임직원 감축
채용비리 의혹 암초에 글로벌 마켓 전략 추진 차질
성일종 의원 "수조원 수익에도 사회적 책임은 소홀"

2년 연속 천문학적 순이익을 실현한 신한금융지주가 정작 일자리 창출에는 인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용병(61) 회장이 이끌고 있는 신한금융지주는 명실공히 국내 최대 규모의 금융그룹이다. 실적은 일반인들이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다.

#. '억 아닌 조 단위' 당기순이익 1조7,955억원

신한금융지주는 2017년 상반기에 창립 설립 이래 최대 실적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8,8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9% 증가했다. 당시 신한금융지주는 "안정적인 이익 증가와 함께 비은행 계열사의 역대 최고 실적을 통해 차별화된 균형적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시 한번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그룹의 순이자마진(NIM)은 0.07%p 대폭 개선됐고 주요 성장동력인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5% 늘어났다. 이러한 이자수익 증가가 역대 최고 수준의 반기 순이익으로 끌어올리는 발판이 됐다는 분석이다. 지주의 맏형 격인 신한은행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한 순이익 1조1,043억원을 기록했다. 은행 이자이익은 대출자산 안정화와 순이자마진 개선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0.1% 올랐다.

신한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 실적도 만만치 않다. 지난 7월 공시 자료에 따르면 당기순이익은 1조7,955억원이었다. 지난해 1분기 신한카드 대손충당금 2,760억원 환입을 감안하면 사실상 지난해보다 11.3% 증가한 수치다. KB금융지주의 상반기 순이익(1조9,150억원)에는 밀렸지만 우리은행그룹(1조3,058억여원), 하나금융지주(1조3,038억여원)보다는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은행 부문 이익이 안정적으로 증가했고 금융투자나 캐피탈 같은 비은행 부문에서도 고르게 이익이 나면서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신한은행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2,718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2% 늘었다. 상반기 누적 순이자마진은 1.62%로 전년 동기 대비 0.06%p 상승했다. 비이자이익은 수수료 이익이 늘면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9.1% 뛰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시장경제 DB

#. 실적 껑충 뛰는데도 직원수는 오히려 급감

하지만 신한금융지주의 실적과 고용은 결코 비례하지 않는 듯 했다. 실적은 껑충 늘었지만 오히려 고용은 줄어드는 반비례에 가까워 보였다. 사회 전반 고용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는 정부의 기조에 '역행(逆行)'하는 모습이다.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분석한 금융사 지주 CEO 경영실적 평가에 따르면 2017년 신한금융지주는 영업이익 3조8,286억원, 당기순이익 2조9,481억원, 총자산순이익률 0.71%, 자기자본순이익률 9.22%를 올렸다. 조용병 회장 취임 2년차인 올해 상반기에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상당폭 증가해 총자산순이익률 0.84%, 자기자본순이익률 11.09%를 기록했다. 그룹 수익성 지표를 살펴보면 조용병 회장 임기 중 ROE(자기자본이익률)는 9.2%에서 11.1%로, ROA(총자산순이익률)는 0.71에서 0.84로 확연히 높아졌다.  

반면 조용병 회장이 취임한 2017년 상반기 신한은행의 직원수는 1만3,338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1명 줄어들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올해 상반기에는 직원이 다시 610명 줄어들어 직원 감축폭이 더욱 확대됐다. 국내 영업점은 무려 37개가 폐쇄됐다. 신한은행이 하반기에 400여명을 신규 채용한다고 해도 최근 인력 감축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룹사를 총괄하는 신한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 직원수는 148명으로 지난해보다 불과 8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그러나 1인 평균 급여액은 6,300만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300만원 늘어났다. 역대 최대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신한금융지주가 현(現) 정부의 철학을 등지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다.

#. '채용비리' 암초 만난 조용병의 글로벌 진출

조용병 회장은 1957년 충남 대전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핀란드 헬싱키대학교 대학원에서 MBA과정을 마쳤다. 신한은행에 행원으로 입사해 지주 회장까지 오른 정통 신한맨으로 꼽힌다. 소탈하고 직원들과도 잘 어울리는 탓에 삼촌 같은 이미지가 굳어져 '엉클(uncle) 조'라는 별명도 붙었다.

'해외통'인 조용병 회장은 신한은행장 시절부터 글로벌 진출을 공격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최근에도 글로벌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에서 인수합병 및 지분투자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글로벌 마켓 선점 사업이 오히려 국내 고용에 있어선 독(毒)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조용병 회장을 둘러싼 채용비리 논란도 거세다. 금융권 채용비리 의혹의 선봉에 선 조용병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지난 11일 기각됐지만 검찰의 구속영장 재청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어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시각이 많다. 만약 조용병 회장이 재판에 넘겨진다면 리딩뱅크 탈환을 향한 신한금융의 전략 추진에도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성일종 의원은 "국내은행들이 예대마진 장사에 몰두해 연간 수조원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지만 사회적 책임은 소홀한 편으로, 예금금리 인상과 대출금리 인하를 통해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고 신규 인력 채용에는 더욱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은행 업무가 디지털화되고 있는 것도 있고 매년 실시하는 명예퇴직 문제가 반영돼 임직원이 줄어들고 있지만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지 않나, (지주가) 그룹사의 세부적인 구조까지 컨트롤하지 않는 만큼 인력 문제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씀을 드릴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