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경제정책 설계자 "경제 뿌리째 흔들... 위기논쟁은 말장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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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경제정책 설계자 "경제 뿌리째 흔들... 위기논쟁은 말장난"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8.11.12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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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한국 경제 위기 경고
"위기 논쟁은 한가한 말장난, 정부 판단 능력 바닥 보여"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정책' 틀을 설계한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는 한국 경제의 위기를 지적하며 문재인 정부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김광두 부의장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실물경제의 근간인 제조업 생산 부진과 공장 가동률 감소를 언급하며 "경제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위기 논쟁은 한가한 말장난"이라고 강조했다. 경제위기와 관련해 정부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실상은 벼랑 끝으로 향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는 강한 비판이다.

특히 김광두 부의장은 "투자와 생산능력이 감소하는데 공장 가동률마저 낮아지고 있다는 것은 제조업 동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광두 부의장은 구체적으로 문제를 파고들며 다음과 같이 강조하기도 했다.

"경기지표로 보면 2009년 봄, 고용은 2000년 봄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1997년 외환위기 기간에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때는 금융·외환의 어려움이었고 실물은 건전했다. 그래서 극복했다. 현재는 실물이 어렵다. 경제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부 관계자들의 판단 능력은 지난 5월 그 바닥을 이미 잘 보여줬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김광두 부의장은 "생산능력을 증대시키거나 생산성을 제고하는 설비투자가 전년동기대비 금년 2분기에는 -5.9%, 3분기에는 -13.7%로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동시에 제조업의 생산능력지수도 금년 3월 이후 전년 동월비 7개월째 연속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흐름이 감소와 하락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일자리감소는 필연이고 세원이 약해져 복지증대를 지속하기도 어려워진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광두 부의장은 "현재까지는 석유화학제품, 반도체, 건설기계 등의 수출으로 경제성장률이 그나마 2.6%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으나, 미·중(美中) 무역전쟁이 지속되고 반도체 가격이 내년 초부터 정상수준으로 하락하면 이것마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한국 수출의 대중(對中) 의존도가 높아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의 성장률이 1% 하락하면 우리 성장률도 0.4% 수준의 하락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럴 경우 우리 경제성장률은 2.5% 아래로 낮아질수도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김광두 부의장은 글 말미에서 "이번에 경제정책을 맡게된 분들의 어깨가 무겁다"고 했다. 이는 현(現) 경제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는지를 반영하는 대목이다.

지금의 경제는 생산·소비·투자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총체적 위기다. 현재와 향후 경기를 판단하는 경기지수는 수개월 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도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고 시인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유독 청와대와 정부 고위급 관계자들만 경제위기 상황을 강 건너 불 구경 하듯 바라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임재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앞서 지난달 30일 "청와대는 불확실성 공포가 산업계를 엄습하고 우리 경제전반에 걸쳐 위기 경고음의 먹구름이 끼고 있는데도, 경제위기 대응전략회의도 없고 경제부총리의 정례보고도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위기의식 부재를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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