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지주, 飛上 할까... '실탄·조직력'에 판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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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우리금융지주, 飛上 할까... '실탄·조직력'에 판가름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8.11.1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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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外風 털어낼 완전 민영화... 종합금융그룹 경쟁력이 관건
80여명으로 구성된 지주 전환 TF 가동, 향후 조직개편 이목집중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우리은행

비필충천(飛必沖天)을 강조한 손태승호(號)가 종합금융그룹 1위를 향한 날개짓을 시작했다.

손태승(59) 신임 회장의 첫 목표는 우리금융지주(가칭)의 완전 민영화다.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종합금융그룹 1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최대 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의 입김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

금융지주사의 기반을 다지는 동시에 예보의 공적자금 회수율을 최대한 높여 외풍(外風)의 부담을 하루빨리 털어내는 것이 것이 관건이다. 현재 예보의 잔여 지분은 18%에 달한다.

이 과정에서 비은행 계열의 몸집을 키우고 지주사 자산 건전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실탄을 마련하는 것이 지상 과제다. 결국 핵심 목표는 기업가치를 대변하는 실적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우리금융지주의 주식이 시장에서 매력적이지 못하다면 지분 매각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종합금융그룹으로서 얼마나 경쟁력을 갖추는지에 완전 민영화의 성패가 달린 셈이다.

실제로 손태승 회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기업 가치 극대화 통해 완전 민영화를 이뤄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영국 극작가 톰 스토파드의 '모든 출구는 어딘가로 향하는 입구'를 인용, "지주사 전환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며 완전 민영화 목표를 거듭 강조했다. 영업력 강화와 M&A(인수합병)를 통한 비은행 부문 확대 등을 바탕으로 기업가치 제고를 이뤄내면 1등 금융그룹 도약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비전이다.

손태승 회장의 행보는 분주하다. 그는 지주사 회장으로 내정된 직후 내년 1월 우리금융지주 출범을 위해 지주 전환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조직적 운영에 나설 채비에 돌입했다.

14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새로 가동되는 지주 전환 TF는 전략, 재무, 인사, 리스크관리, 정보기술(IT), 경영지원 부문으로 구성됐다. 이를 위해 우리은행은 내부 직원과 카드·종금 등 자회사 소속 80명가량을 TF로 발령냈다. 

앞으로 이들은 주주총회 소집 통지·공고·개최, 지주 설립 등기, 지주사 주식 상장 등 지주사 전환 관련 업무 전반을 처리한다. 내년도 경영계획과 자금조달 계획 수립, 규정 제정, IT 개발, 인사제도 마련과 같은 지주사 설립과 운영에 필요한 작업도 수행한다.
 
12월 28일 주총에서 지주사 전환 방안이 의결되면 우리금융지주는 내년 1월 공식적으로 출범한다. 다음달 28일까지 TF가 내놓을 청사진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다만 우리금융지주와 관련한 홍보 업무는 우리은행 측이 담당한다는 설명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재 자회사가 많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당분간 홍보 업무는 은행 측에서 담당하게 되며, 추후 M&A가 이뤄지고 지주사 형태가 갖춰지게 되면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아직까지 정해진 바는 없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지주를 부활시킨 손태승 회장이 그리고 있는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도 초미의 관심사다. 특히 내년 초 지주사의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임원 인사가 예정돼 있는 만큼 조직개편 전반을 염두한 은행 임원진이 꾸려질 것으로 관측된다. 조운행 영업지원부문장, 이동연 국내부문 개인그룹 부행장, 김선규 여신지원그룹 부행장, 이원덕 경영기획그룹 상무 등 임원 13명이 임기교체 대상이다.

하지만 손태승 회장이 소폭의 인사만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권에선 "손태승 회장이 취임 이후 안정적인 체제를 구축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한 조직개편에 나설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손태승 회장은 우리은행장 취임 직후 능력 중심의 객관적이고 투명한 승진인사, 실력있는 직원을 우대하는 공정한 인사이동, 역동적인 조직을 위한 젊은 인력 전진배치, 신상필벌이 명확한 인사원칙 준수 등 4대 인사원칙을 내세워 하반기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대대적인 변화 혹은 그룹 전체의 안정, 손태승 회장이 첫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는 여러모로 우리금융지주의 앞날을 가늠할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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