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2조' 자사주 소각... 주주환원 더 늘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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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22조' 자사주 소각... 주주환원 더 늘릴 듯
  • 양원석 기자
  • 승인 2018.11.3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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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사이 보유 자사주 전량 소각...주식시장 '호재'로 작용 전망
2018~2020 3년 간 29조원 배당 계획...지난달 “추가 주주 환원 검토”
“주주 친화 정책 지속” 강조...자사주 소각으로 1주 당 가치 올라
삼선전자 본관. 사진=시장경제DB

삼성전자가 보유 중인 자사주 전량 소각을 발표하면서, 이번 결정이 주식시장 전체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자사주 소각 방침을 알린 30일, 코스피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 발표,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 및 현대차의 자사주 취득 결정 등 대형 이슈가 잇따랐다.

시장이 평가하는 기업가치에 변동이 없는 상태에서 자사주를 소각하면, 사라지는 주식 만큼 총 발행주식이 줄어들어 1주 당 가치가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단 여기에는 전제조건이 있다. 해당 기업가치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소각 전·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만약 기업가치가 하락한다면 자사주를 소각한다고 해서 1주 당 가치가 오르지는 않는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견고하고 부채 비율과 보유 현금 등 재무구조 역시 안정적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자사주 소각은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을 견인할 것이 확실시된다. 삼성전자는 "자사주 소각으로 주당순이익(EPS)와 주당순자산(BVPS) 등의 1주 당 가치가 올라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자사주 소각, 주식시장 전체에 긍정적 영향 줄 것  
특히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은 코스피 전체에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상회한다는 점에서 시장 전체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주식을 팔아치우는 데 집중했던 외국계투자은행 등 큰 손들이 다시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번에 소각되는 자사주는 보통주 4억4954만2150주(현재 기준 발행주식 총수의 7%)와 우선주 8074만2300주(9%)다. 1주 당 가액은 100원으로 장부 가액으로는 4조8752억원 규모다. 그러나 시가를 기준으로 하면 22조원이 넘는다. 29일 종가(보통주 4만3150원, 우선주 3만4600원)를 기준으로 소각되는 주식은 보통주 19조3977억원, 우선주 2조7937억원 상당이다.

◆2016년 엘리엇 '지주회사 전환' 요구...삼성, 자사주 소각 결정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은 지난해 5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27일 주주 가치 제고 및 주주에 대한 이익 환원을 위해 보유 중인 자사주 전량을 소각하기로 결정하고, 같은 해 5월 보유 중인 자사주 가운데 50%를 먼저 소각했다. 두 차례에 걸쳐 소각되는 삼성전자 자사주는 보통주 8억9900여만주, 우선주 1억6100여만주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은 지주회사 전환과 깊은 관련이 있다.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 논란은 2016년 10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공개서한을 통해 요구하면서 불거졌다.

삼성전자는 관련 사안을 심각하게 검토했으나 지주회사 전환이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지난해 4월27일 “지주회사 전환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기업의 사업역량이 분산돼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렇게 결정했다.

회사는 같은 날 자사주 소각 방침을 동시에 발표했다. 주주 가치 제고 및 이익 환원이란 큰 틀의 결정이었지만 시장에서는 '적대적 투기 자본에 의해 회사의 경영이 흔들리는 일이 재현되선 안 된다'는 의지도 반영된 결과로 풀이했다.

◆주주 친화 정책 강조하고 나선 삼성전자, '배당 규모 확대' 주목  
삼성전자가 주주 가치 제고를 강조하고 나서면서, 배당 규모가 더 커질 것이란 기대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의 내년도 상반기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장기화된 경기 불황 속에서도 국내 증시를 떠 받친 메모리반도체 슈퍼사이클이 꺾일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고,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고전 중인 스마트폰 시장의 변동성도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삼성전자가 확고한 '주주 친화 정책'을 펴고 있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기존 배당 목표와 별도의 추가적인 주주 환원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향후 3년 동안의 주주 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그 내용을 보면 2018년 배당을 전년 대비 100% 늘리는 등 2020년까지 29조원을 주주에게 돌려준다는 것이 핵심이다. 삼성전자의 지난달 '추가 주주 환원 검토'는 배당 규모가 '29조원+α'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7일 자사주 소각과 관련해 “배당 가능한 이익 범위 안에서 취득한 자기주식을 이사회 결의를 통해 소각하는 것으로 주식수만 줄고 자본금 감소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사업경쟁력을 높여 지속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통해 이익을 주주에게 돌려주는데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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