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이자 잔치 끝났나... 실적 3분기 고점 찍고 내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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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이자 잔치 끝났나... 실적 3분기 고점 찍고 내리막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8.12.07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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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 막 내리나... 4분기 기점 내리막 전망, 이자마진 급락 가능성
전문가들, 은행 성장세 둔화 관측 "경제 불확실성과 규제가 발목"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울 정도로 큰 호황을 누리고 있는 은행권의 실적 행진이 4분기에는 주춤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에 따른 기업 활동 축소와 고강도 대출 규제 같은 국내 요인 외에도 미·중(美中) 무역분쟁, 신흥국 금융불안, 환율·금리·국제유가의 불확실성 등 대외적 악재가 겹치면서 은행 경기가 기울고 있는 탓이다.

지난 3분기는 사실 은행권의 황금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은행들의 이자이익은 무려 10조원을 넘어서며 당기순이익 4조원대를 기록했고,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12조4,000억원으로 금융위기 후 가장 많은 이윤을 벌어들였다.

호실적 역사를 썼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 11조2,000억원보다도 1조2,000억원이 많다. 3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1분기 4조4,000억원 →  2분기 3조9,000억원 → 3분기 4조1,000억원, 순이익 고공행진이다. 3분기 누적 기준 순이익은 2007년 13조1,000억원 이후 최고치다.

주요 은행별로 살펴보면 우리은행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9,03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8% 증가했다. KEB하나은행은 2015년 은행 통합 이후 3분기 누적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3분기 5,655억원을 포함한 누적 연결 당기순이익이 1조7,576억원에 달했다. 전년 동기 대비 16.1%(2,444억원) 늘어난 수치다.

KB국민은행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7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9%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지난 분기 대비 9.5% 증가한 7,260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3분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 1조9,16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13.0%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따뜻한 봄날은 저물고 돌연 차디찬 겨울이 찾아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4분기를 기점으로 갈수록 심화되는 경제 불확실성과 정부의 규제강화 기조 등이 은행권 성장의 발목 잡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는 상황이다.

4분기부터 정부가 은행들의 가산금리 산정에 대한 규제를 크게 강화하기 시작했고, 은행이 시장금리 인상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순이자마진이 급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4분기 실적 전망에 따르면 금융지주와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3분기에 대비 현저히 낮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KB금융지주의 4분기 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3,404억원 감소한 6,16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신한금융지주는 3,844억원 하락한 5,10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지주는 3분기 대비 2,361억원 감소한 4,214억원, 우리은행은 3,780억원 줄어든 2,021억원, 기업은행은 1,105억원 감소한 3,33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규제 이후 가계대출이 얼어붙었고 기업들도 경기가 불확실하다보니 대출을 꺼리는 상황이라 전반적으로 실적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은행들 역시 경제 위기와 정부 규제의 영향으로 부실대출 관리를 할 수밖에 없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대출 규모 축소를 검토할 것이기 때문에 조만간 추운 겨울을 맞이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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