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장들, 내년 경제 悲觀 전망 "새해 더 어려워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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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장들, 내년 경제 悲觀 전망 "새해 더 어려워질 것"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8.12.3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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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시중은행장, 내년 경제 성장률 평균 2.5% 관측
정부와 한국은행 예상치 2.7%보다 0.2%p 낮은 수준
금융연구원 "내년 은행권 당기순익 2조원 감소" 예상
5대 은행장들은 기해년 경제 성장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경제 DB

국내 5대 주요 은행의 은행장들은 기해년(己亥年) 새해 경제를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은행장들이 내놓은 내년 경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평균 2.5%로, 정부와 한국은행이 제시한 2.7%보다 0.2%p 낮은 수준이다. 또한 은행장들은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경제여건 악화 탓에 내년에 기준금리를 올릴 상황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31일 연합뉴스가 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주요 5대 은행 은행장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은행장들은 경기 둔화 압력으로 인해 내년 우리나라 경제가 2.5%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2.4%를 전망한 허인 KB국민은행장은 "미중(美中) 무역갈등·선진국 통화정책의 정상화 등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이 높고, 국내 주력산업의 수출경쟁력이 약화하는 등 경기 둔화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내년 경제의 부정적인 흐름을 지적했다.

함영주 하나은행장은 여기에 "국내 부동산 시장 위축과 기업투자 심리 위축 등에 따른 건설과 설비투자의 부진이 지속하면서 국내 성장률을 끌어내릴 것"이라며 2.5%를 예상했다.

상반기 2.6%, 하반기 2.5%를 예측한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내년 정부의 대대적인 재정확대 정책의 시행이 경기 급락을 방어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올해보다 내년 성장률이 낮아지지만 주요국의 내년 경제전망이 하향 조정되고 있어 한국 경제만의 특수한 위기 상황으로 볼 필요는 없다"라고 했다

내년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한국의 통화정책과 방향에 대한 의견은 대체로 일치하는 모습이었다.
 
함영주 하나은행장은 "경제 여건 악화로 내년에 GDP(국내총생산) 갭(실질GDP와 잠재GDP 차이) 마이너스 폭이 추가로 확대되며 정책금리 동결의 주요 배경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부동산 규제 강화 영향과 글로벌 차원의 주택경기 조정으로 시장 관망세가 이어지고 가계부채 증가도 억제돼 금리인상의 필요성이 약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대훈 농협은행장은 "내년에 자영업자·중소기업체 등 경제 하부구조의 기반 약화를 상정할 때 통화정책의 긴축 여력이 충분하지는 않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허인 국민은행장도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한미 금리차 확대에 따른 잠재적 자본유출 우려가 커질 경우 이를 고려한 한 차례 인상 가능성이 잠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2회 올리고 우리나라는 동결하면 양국 간 금리차는 더 확대되지만, 주요 은행장들은 대체로 내외금리차 확대에 따른 큰 혼란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장들은 내년 최대 이슈로 리스크 관리와 디지털 전환을 꼽았다. 위성호·함영주·이대훈 은행장은 가계신용대출과 건전성 이슈를 언급하며 국내외 경제 상황 악화에 대비한 전반적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허인·손태승 은행장은 기존 은행이 디지털화로 변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편, 한국금융연구원은 경기 둔화 가능성과 정부의 대출 규제 속에 내년 은행권 당기순이익이 올해보다 약 2조원 감소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는 올해 추산치인 11조8,000억원보다 2조원 감소한 규모다. 금융연구원은 내년 가계대출 증가율을 2.7%로 예상했다. 이는 올해 추산치 4.81%의 반토막 수준이다. 기업대출 증가율도 올해 4.81%에서 내년 4.74%로 둔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내년 국내은행 자산성장률도 3.86%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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