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청계천 전면철거? 서울은 알츠하이머 걸린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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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청계천 전면철거? 서울은 알츠하이머 걸린 도시”
  • 김흥수 기자
  • 승인 2019.01.23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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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재개발은 서울의 기억을 지우는 행위
민주평화당 12차 현장최고회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서울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도시”라고 말했다. 정대표는 23일 을지로동주민센터에서 열린 ‘민주평화당 12차 현장최고위원회’ 겸 ‘백년가게 특별법 제정을 위한 소상공인 증언대회’에 참석해 “청계천을 전면철거하고 재개발하는 것은 서울의 기억을 모두 지워버리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청계천 재개발 반대운동은 작게는 청계천을 지키기 위한 싸움이지만 크게 보면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갈 것인가라는 가치선택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날 최고위원회는 민주평화당이 강제퇴거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상인들의 증언을 듣고,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 해 6월 발생한 궁중족발 사건은 소상공인들의 ‘쫓겨나지 않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백년가게 특별법 제정 운동’의 단초가 되었다. 그러나 지난 해 개정된 상가임대차보호법은 소상공인들의 ‘쫓겨나지 않을 권리’ 보장과 상가건물 철거·재건축 시 재정착 대책 수립 및 퇴거보상금 지급에 관한 내용은 담아내지 못했다.

이 날 행사에 참석한 ‘백년가게수호 국민운동본부’ 송치영 위원장은 “1968년부터 대를 이어가며 51년째 청계천에서 공구판매업을 하고 있는데 청계천이 재개발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며 가습이 아팠다”고 말하며 “청계천 상인들은 한국산업발전에 지대한 발전을 해 왔다는 자긍심을 가지고 생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서울시는 청계천 재개발로 산업종사자들의 직업을 없애고 건설사들의 배만 살찌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청계천에서 28년동안 일해왔다는 박헌식(53세)씨는 “모두들 축복받은 날(크리스마스)이라고 즐거워할 때 나는 청계천 재개발 때문에 눈물을 흘리며 이삿짐을 옮겨야 했다”며 “내 인생의 전부이며 우리 가족 생계의 터전인 이 곳을 떠나던 날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해 행사에 참석한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이 날 행사에 참석한 참가자 일동인 이어진 출범 선언문을 통해 “ 건물주의 이해와 재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수십년을 일궈온 가게를 잃게 되는 현실은 소상공인들이 삶의 터전을 내주고 생존의 벼랑으로 내몰린다는 측면에서 마땅히 전 사회적으로 다뤄져야 할 문제”라며 “일본, 유럽 등 전통의 백년가게가 이어지는 것이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보편적인 일이 되어 생존을 이어온 자리에서 비전을 갖고 마음 놓고 장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선언했다.

백년가게수호 국민운동본부 송치영위원장이 정책협약서에 서명을 하고 있다.

민주평화당과 백년가게수호 국민운동본부는 이 날 ‘삶의 터전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적 지원 등 포괄적 지원을 위해 상호 협력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정책협약식을 거행했다.

한 편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 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세운상가 일대 도심전통산업과 오래된 가게(노포)보존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시장은 “그동안 역사문화자원에 대해선 최대한 ‘보존’ 원칙을 지켜왔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진행 중인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정비 사업 계획(2014년 수립)이 ‘역사도심기본계획(2015년)’ 상의 생활유산을 반영하지 못한 채 추진됐다고 판단하고 이제라도 이를 정비계획에 반영해 보존할 계획”이라며 “나아가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의 정비 사업에선 서울의 역사와 시민 삶을 닮고 있는 유무형의 생활유산은 철거하지 않고 ‘보존’을 원칙으로 지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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