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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의 수상한 ‘검토보고서’ 공개 거부... 신고자들 의혹 제기

기사승인 2019.02.14  17:3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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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사 피해 호소 사건...무혐의로 사건 종료 후 신고자들 자료 공개 청구
공정위 대법 판례 근거로 공개 거부, “해당 판례 취지 공정위가 왜곡” 주장도
“검토보고서 공개 거부 이유 납득 못해” 불신 커져

지난 해 8월 28일 공정거래위원회 김상조 위원장이 정의당에서 주관한 대기업 갑질피해증언대회에 참석해 인사를 하고 있다.

#1 2010년 현대자동차 2차 하청사를 운영하던 L씨는 1차 하청업체 A사를 하도급법 위반 혐의로 공정위에 제소했다. ‘기름밥’만 평생을 먹고 살았던 L씨는 공정위에 제출하는 서류를 제대로 갖추지 못해 첫 번째 신고에서 ‘심의종료’(일종의 무혐의)라는 결과를 받았다.

결정문을 받아든 L씨는 억울하다며 공정위에 재신고서를 제출했다. 두 번째 신고에서는 변호사를 찾아가 도움을 받았으나 결과는 첫 번째 신고와 마찬가지로 ‘심의종료’였다. 공정위 심결을 납득하기 어려웠던 L씨는 공정위에 사건검토보고서 공개를 요청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대법원 판례(사건번호 2001두 4702)를 들며 공개를 거부했다.

#2 철근콘크리트 건설업을 운영하던 M씨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B건설사의 하도급 공사를 시행했다. M씨는 원청인 B사가 물가연동제 미적용, 물량 속이기, 계약서에 없는 공사요구 등의 갑질을 일삼았다고 공정위에 제소했다.

M씨가 공정위로부터 받아든 결론은 ‘무혐의’였다. M씨는 억울하다며 공정위에 검토보고서의 공개를 요청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역시 대법원 판례를 인용하면서 공개 거부 결정을 내렸다. 

위의 두 사례 외에도 공정위로부터 검토보고서 공개를 거부당한 이들은 매우 많다. 공정위는 하나같이 ‘내부검토과정에 있는 사안으로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수행에 지장을 초래하는 정보는 미공개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신고자들은 ’감추는 자가 범인‘이라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공정위가 검토보고서를 공개하지 않는 데 대해, ’밝히면 안 될 민감한 정황이라도 담겨 있는 것 아니냐‘며 의심을 표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공정위가 근거로 인용하는 대법원 판례는 (사)광주·전남 개혁연대가 광주광역시 교육감을 상대로 제기한 정보부분공개 소송 사건이다. 해당 사건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공개법) 해석에 관한 판례이다.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2013년 8월 개정전 제7조 제1항 제5호)는 비공개대상 정보 중 하나로 ‘감사 감독 검사 시험 규제 입찰계약 기술개발 인사관리에 관한 사항이나 의사결정 과정 또는 내부검토과정에 있는 사항 등으로서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나 연구개발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

대법원은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나 연구개발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비공개에 의해 보호되는 업무의 공정한 수행 등의 이익과 공개에 의해 보호되는 국정운영의 투명성 확보 등의 공익을 비교·교량하여 구체적 사안에 따라 신중히 판단하지 않으면 아니 된다‘고 판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성일종 의원은 공정위에 첫 번째 사례자인 L씨 사건의 검토보고서를 요청했으나 내부검토과정에 있다는 이유로 정보공개를 거부당했다.

그러나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는 ‘의사결정 과정 또는 내부검토 과정을 이유로 비공개할 경우에는 의사결정 과정 및 내부검토 과정이 종료되면 제10조에 따른 청구인에게 이를 통지하여야 한다’는 단서를 달고 있다. 공정위는 이미 조사가 끝나 결론이 맺어진 사건임에도 내부검토를 핑계로 검토보고서 공개를 거부하며 사안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 대법원 판례를 들어 회피하고 있는 것이다.

첫 번째 사례자인 L씨는 “공정위 내부자를 통해 재신고사건 검토보고서를 어렵게 입수해 검토해보니, A사의 위법행위를 입증하기 위해 자신이 제출했던 핵심 증거자료가 모두 누락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L씨 사건의 경우 사건 조사 중 공정위 조사관이 교체됐고 그 과정에서 업무인수인계서가 조작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조사관이 사건무마를 위한 상부의 부당한 압력  때문에 교체됐다는 의혹도 있다.

이와 관련 공정거래회복 국민운동본부 이선근 대표는 “공정위가 말도 안 되는 대법원 판례를 들먹거리며 자신의 치부를 감추는 데에만 급급하고 개혁을 외치며 들어갔던 수장조차 공정위 간부들에 휩싸여 개혁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공정위가 진정한 개혁의 길을 원한다면 모든 사건의 검토보고서를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지는 이 사안과 관련해 공정위 담당자의 의견을 듣기 위해 수차례 통화연결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흥수 기자 hskim@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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