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지난해 이자이익 40兆 돌파... "올해 성장세 꺾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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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지난해 이자이익 40兆 돌파... "올해 성장세 꺾일 듯"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9.03.0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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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 당기순이익 13조8,000억원, 전년 대비 23.4%↑
정부 규제 탓에 대출 잔액 정체,

지난해 국내 은행들이 벌어들인 이자수익이 4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정부의 고강도 규제 탓에 올해부터는 은행들의 수익성 하방 압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이 4일 발표한 '국내은행의 2018년 중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은 총 13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1조2,000억원) 대비 2조6,000억원(23.4%) 증가한 수치다.

은행들이 거둔 이자이익은 총 40조3,000억원으로 전년(37조3,000억원) 대비 3조원(8.2%) 늘었다. 대출채권과 같은 운용자산이 6.0% 증가한 가운데 순이자마진이 함께 개선(0.03%p 증가)된 덕분이다. 2016년 적자를 면치 못했던 특수은행들도 지난해 4조3,000억원의 이익을 냈다.

비용도 감소했다. 지난해 국내은행의 대손비용은 4조4,000억원으로 전년(7조2,000억원) 대비 2조8,000억원(39.5%) 줄었다. 전년 대비 신규 부실이 감소하고 부실채권까지 정리했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 매각 등으로 관련 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이 환입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법인세 비용은 전년(3조1,000억원)대비 2조원(66.0%) 늘어난 5조1,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과세표준 3,000억원 초과 구간이 2017년 22%에서 작년 25%로 늘어나는 등 정부의 법인세율 인상이 주된 요인이다.

은행권의 비이자이익은 5조5,000억원으로 전년(7조3,000억원) 대비 1조8,000억원(24.3%) 줄었다. 국제회계기준(IFRS)9 시행으로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1조원 줄었고, 외화순부채 상황에서 환율이 올라 외환·파생 관련 이익(2조2,000억원)도 6,000억원 축소됐다.

대손 비용은 4조4,000억원으로 2조8,000억원(39.5%) 감소했다. 국내 은행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56%,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7.10%로 전년 대비 각각 0.08%P, 1.07%p 상승했다. 은행별로는 일반 시중은행의 ROA(0.60%)와 ROE(7.90%) 모두 각각 전년 대비 0.04%p, 0.56%p 늘었고, 특수은행들도 ROA(0.49%), ROE(5.81%)가 공히 0.16%p, 1.90%p씩 상승했다.

하지만 은행들의 성장세는 당분간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을 둘러싼 환경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인해 은행들의 핵심 수익 기반인 대출 잔액이 사실상 정체되고, 주택경기 침체 및 경제 위기로 인한 부실채권의 급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2019년을 기점으로 암흑기로 접어들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올해 초 한국금융연구원이 발표한 '2019년 은행산업 전망과 경영과제'에 따르면 국내외 주요 리스크 요인들을 고려할 때 국내 은행의 자산성장률은 명목경제성장률 예상치인 4.3%보다 낮은 3.86%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실제 지난 1월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관련 통계 작성 이후 4년 만에 첫 감소세로 돌아섰다. 은행 가계대출 잔액의 경우 828조7,000억 원으로 1조1,000억 원가량 늘었지만,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에서는 1조5,000억원가량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주요 시중은행들은 대손충당금 확대 등을 통해 실적 방어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은 가계대출의 경우 DTI(총부채상환비율),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제도 도입과 예대율 산정 시 자산별 가중치 차등화에 따라 성장세가 크게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또한 경기의 추가적인 둔화 가능성, 지역별 부동산가격 조정 가능성, 기업부실 가능성 등 다양한 대손비용 증가요인이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2019년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보다 약 2조원 감소한 9조8,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밖에 금리상승과 국내외 경기둔화, 신흥국 금융불안 등 거시환경 요인, 은행 산업 내 경쟁 심화 등도 2019년 은행권의 경영 환경이 낙관적이지 못한 요인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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