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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文 '착한정부' 딜레마와 '제2벤처붐' 신기루

기사승인 2019.03.09  08:3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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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웅 쏘카 대표, 대통령 ‘제2 벤처붐 조성’ 발언에 쓴소리
“정부가 규제개혁에 집중하면 벤처붐 알아서 온다”
“착한 정부 말고 욕먹어도 할 일 하는 정부가 돼야”

문재인 대통령이 '제2벤처붐'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화면 캡처

문재인 대통령은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시절이었던 2015년 11월, 당시 박근혜 정부를 향해 “독한 정부가 아니라 착한 정부가 돼야 한다”며 훈수를 뒀다. 하지만 정부 정책에 있어 ‘선의’가 반드시 좋은 결과로만 이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 

‘착한 정부’는 경제에 오히려 치명적인 독이 될 수도 있다.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은 ‘착한 정부보다 나쁜 시장이 더 낫다“는 말을 남겼다. 착한 정부는 필연적으로 비대해지기 마련이다. 약자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규제를 늘리고 시장에 개입한다. 그 결과는 베네수엘라 등 실패한 여러 나라의 사례에서도 나타나듯 결코 좋지 않다.  

안타깝게도 임기 3년차에 접어든 문재인 대통령의 ‘착한정부론’은 아직까지 변함이 없는 듯 하다. 세간에서는 정부가 ‘착한정부 콤플렉스’에 걸렸다며 비아냥섞인 말들이 나돌고 있다. 스스로 만든 ‘착한정부’ 프레임에 빠진 나머지, 여론을 너무 의식하다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스스로가 갇힌 꼴이다. 

지난 6일 문재인 대통령은 창업·벤처기업이 집결해 있는 서울 역삼동 디캠프를 찾아 “제2의 벤처붐”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정책은 앞으로 4년간 12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1조원 규모 이상의 유니콘 기업을 20개로 늘린다는 내용의 대형 프로젝트다.

미래 신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바이오·핀테크·인공지능(AI)·ICT 등의 분야에 대한 창업을 촉진시킨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정권 초 ‘일자리 정부’를 표방했던 문재인 정부가 임기의 절반을 넘긴 시점에서 뒤늦게나마 신산업 분야를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힌 것은 반길만한 일이다. 그런데 이번 정부발표를 바라보는 벤처·스타트업 업계는 큰 기대를 하고 있지는 않은 듯한 분위기다. 

이재웅 쏘카 대표는 정부의 벤처지원 정책 발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부는 규제개혁에 집중해줬으면 좋겠다”며 “그러면 제2의 벤처붐은 만들지 않아도 온다”고 쓴소리를 남겼다. 

이 대표는 “유니콘 기업인 우버, 에어비엔비, 리프트, 디디추싱, 그랩은 다 하는 공유승차, 공유숙박을 다 한국에서는 불법이거나 제한적으로 밖에 할 수 없는데 어떻게 제2의 벤처붐을 만들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국내 ‘벤처 1세대’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런 그가 작심하고 목소리를 낸 이유는 정부의 정책방향이 업계 실정과 한참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의 말처럼 세계 각국에서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아 육성에 열을 올리고 있는 ‘신산업’은 유독 한국에서만큼은 '싹'을 틔우기 어렵다.

대표적인 예로 승차공유 서비스 ‘카카오 카풀’이 있다. 세계적으로도 선진국에선 이미 보편화됐고, 중국과 동남아 등 신흥국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형태의 서비스인데도 한국에선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 

케케묵은 규제가 여전히 창업 활성화를 가로막고 있고,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근무제 등은 안 그래도 영세한 벤처업계에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하는 상황이다.

이런 문제를 먼저 해결하지 않고, 막대한 세수를 들여 그럴듯한 정책으로 ‘벤처붐’을 일으키겠다는 정부의 생각은 순진하거나 혹은 무능한 것이라고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마치 다 썩어 곪아들어가는 상처를 도려내지 못하고 반창고만 붙여대는 꼴이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의 틈바구니 사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독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착한정부 프레임을 깨고 과감한 규제개혁에 나서는 한편, 소득주도 성장의 허상을 깨달아야 한다.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당장은 욕을 먹더라도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할 일은 하는 대통령을 국민들은 원하고 있다. 

유경표 기자 yukp@meconomynews.com

<저작권자 © 시장경제신문 | 메콘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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