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할인’ 확대 기류... 수도권 거쳐 서울로 북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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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할인’ 확대 기류... 수도권 거쳐 서울로 북상 중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9.03.08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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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창원, 강릉 이어 용인, 인천, 일산서도 ‘미분양→할인분양’
현대산업개발 고덕아이파크 8억원 분양 할인 악몽 막아야
‘미분양 급증’, ‘집값 하락’ 등 서울도 분양할인 전조 증상

할인 분양 소식이 경남 김해, 창원 등에 이어 최근 인천, 일산에서도 들려오고 있다. 사실상 서울을 제외한 전국에서 할인 분양이 퍼지고 있는 모양새다. 서울도 이미 할인 분양의 전조 증상이라고 할 수 있는 ‘미분양 물량 급증’, ‘집값 하락세’ 등이 지속되고 있어 매매 간 치열한 눈치 싸움이 예고되고 있다.

현재 분양 할인은 서울을 제외한 전국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먼저 경남 미분양 물량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창원 월영부영 아파트(4298가구)'가 '마린 에시앙 부영'이라는 새 이름을 달고, 분양 할인에 들어갔다. 서희건설은 지난해 10월 분양한 '강릉 주문진 서희스타힐스' 미분양분 가구 할인분양에 들어간다고 최근 밝혔다.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용인성복힐스테이트&자이’는 최근 미분양 물량에 대해 분양가보다 무려 1억원 가량 할인된 가격에 대형 평수를 공급 중이다. 인천시 중구 영종국제신도시 ‘영종자이’도 최근 할인 분양을 통해 미분양 가구를 거의 다 매각했다.

신도시의 상징 일산에서도 미분양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일산 서북부 탄현역 인근 덕이도시개발지구 주변 분양 아파트들이 현대 대거 할인분양 중이다. 신동아건설은 2011년 이곳에 총 3316가구 하이파크 파밀리에를 지었다. 준공 후 8년이 지나도록 200채가 넘는 물량이 현재 미분양이었고, 최근 40% 할인 분양에 나섰다.  

두산건설의 ‘일산 두산위브더제니스’도 휘청거리고 있다. 이곳은 일산 탄현역 바로 앞에 위치해 있는 역세권 단지다. 2013년 준공된 2700가구의 대단지다. 시행사의 비리‧부도와 맞물리면서 미분양 상태 중이고,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구체적인 할인분양율을 정하지 않았지만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20% 정도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할인 분양이란 말 그대로 건설사가 분양가를 할인해 주는 제도다. 수요자들은 할인 분양으로 주택을 구입할 시 시세 차익을 얻는다. 건설사도 미분양 털어내기에 효과적이다. 하지만 기존 분양자는 더 비싸게 돈을 주고 집을 구입하게 된 꼴이 되고, 집값 하락 손해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기존 입주자들 몰래 할인 분양을 시도하다가 걸려 소송에 휘말리는 등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다.

실제로 인천 영종도 한라아파트와 현대산업개발의 고덕아이파크는 할인분양의 대표적 사회적 논란으로 손꼽힌다.

전체 1300여 세대의 인천 영종도의 한라아파트는 2012년 하반기 준공됐지만 800여 세대가 미분양돼 시행사 측이 30%까지 할인분양을 통해 300여 세대를 매매했다. 최초분양자 등은 할인분양에 따른 집값 하락 등을 이유로 분신해 사망하기도 했다. 

현대산업개발은 고덕아이파크를 최초 분양가보다 8억원 이상 싸게 팔아 당시 큰 논란이 됐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고덕 아이파크’ 214㎡(약 65평·공급면적)는 지난 2009년 최초 분양가가 19억5969만~20억1014만원이었다. 그러나 2년 후 11억4642만~13억6770만원으로 할인금액이 6억4244만~8억1327만원으로 나타났다. 

서울도 현재 분양할인 안전지대가 아니다. 분양 할인을 앞둔 전조 증상이 곳곳서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분양 할인의 전조증상으로는 미분양 물량 급증, 지속적 집값 하락세, 매매량 급감 등을 꼽을 수 있다.

지난 2월 금융결제원 청약 정보 시스템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가 1순위에서 대형인 전용면적 115㎡는 4개 타입 모두 미달됐다. 2순위 청약에서도 모집가구를 다 채우지 못 했다. 서울에서 아파트 1순위 청약이 미달된 것은 2017년 6・19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처음이다.

서울시정보광장 민간분양 미분양주택 현황에 따르면 지난 2월 20일까지 집계된 지난달 미분양은 서초구가 16건, 송파구가 8건, 마포구가 3건이다. 이 중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총 19건으로 서초구가 전체의 84%인 16건을 차지했으며 양천구는 3건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역대 최저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월까지 서울아파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1587건으로 일평균 50여건으로 그쳤다. 이 추세라면 2006년 실거래가 조사 이래 2월 거래량으로는 역대 최저를 기록할 전망이다. 

서울의 주택값도 계속 하락세다. 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서울 매매가는 –0.09%→-0.11%로 더 많이 떨어졌다. 동대문(-0.20%), 용산(-0.16%), 성동(-0.15%) 등이 서울시 평균보다 많이 떨어졌다.

감정원은 “높아진 가격과 더불어 대출규제와 세제강화 등 정부규제, 금리인상 등으로 진입장벽이 높아지고 매수대기자들의 추가 하락 기대 및 관망세가 유지돼 17주 연속 하락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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