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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롭지만 때론 독선적"... '윤·한·송' 특수2부 수뇌부 3人3色

기사승인 2019.03.20  08: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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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수사 '특수2부' 대해부②] 지휘라인 3인 인물 분석
윤석열, 소탈하고 합리적... 의견 안 맞으면 상관도 무시
한동훈, 수재형 특수통...수사력 탁월, 윗선 의중 잘 읽어
송경호, 전 정권서 승승장구... ‘변신’에 대한 부정평가 존재

서울중앙지검 청사. 사진=시장경제 DB
[편집자 주] 
본지는 지난 10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소속 평검사들의 면면을 분석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기사의 목적은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을 비롯 삼성그룹 관련 사건 수사를 전담키로 한 수사팀 구성의 특징을 들여다보는 데 있었다. 특수2부 인적구성의 특이점을 살피면, 삼성바이오 사건을 바라보는 검찰 수뇌부의 속내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관련기사 : [단독] 베테랑 칼잡이 전국서 차출... 삼성 수사 '특수2부' 대해부

본 기사는 위 기사의 후속편 격이다. 이번에는 당대 최고의 칼잡이들을 이끌고 있는 윤석열-한동훈-송경호 지휘라인에 대한,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기사에 반영했다.
 
기자는 취재를 위해 법조경력이 평균 20년 이상인 검찰 출신 중견 변호사들과 접촉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윤석열-한동훈-송경호 검사를 잘 안다. 검찰 출신답게 친정에 대한 강한 애정을 나타내면서 “현재 검찰과 정권과의 유착은 없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기자가 만난 취재원 가운데는 검찰 출신 변호사들 외에 법조경력이 30년 안팎인 원로급 변호사들도 있었다. 전직 대검 범죄정보분석관실 요원, 박영수 특검 취재를 전담했던 법조기자들, 검찰과 법원 동향에 매우 밝은 기업 대관 담당자들의 이야기도 들었다.
 
2017년 3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윤석열 수사팀장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특별검사 사무실에서 박영수 특검의 결과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이기륭 기자
취재 결과 윤석열 검사장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소탈하고 아래 사람을 살뜰하게 챙긴다”, “술 좋아하고 성격이 걸걸해 강력부 검사 같은 느낌을 주지만 합리적이고 인간적인 성품의 리더”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검사 윤석열’에 대해선 그가 가진 경제관이, 현 정권의 밑바탕에 흐르는 반기업적 정서와 연결돼 있다는 비판이 있다. 정의감이 투철하지만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사안에 대해서는 상관의 지시나 조직의 결정도 무시하는 독선적 경향이 있다는 평판도 있다.
 
한동훈 송경호 부장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인 면이 조금 더 많았다. 
이른바 보수정권에서 잘 나갔던 두 사람의 ‘변신’에 대한, 법조계 안팎의 시각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삼성물산을 비롯한 삼성그룹 계열사와 한국거래소를 잇따라 압수수색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분식회계 사건 혐의 입증을 위해 추가 압수수색을 실시했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 인천 연수구에 있는 삼성바이오 본사를 비롯 삼성그룹 계열사에 대한 전방위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삼성그룹 옛 미래전략실의 주도로 조직적인 고의 분식회계가 이뤄졌고, 정권 차원에서 이 회사의 상장과정에 특혜가 주어졌다는 의심을 하고 있다.

미래전략실 전직 임원들이 일하고 있는 그룹 계열사 사무실을 압색한 것도 그렇지만 증권거래소를 압수수색의 장소로 삼았다는 점이 특히 눈길을 끈다. 이것은 특수2부의 수사 범위와 대상이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에 한정되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강하게 시사한다.

◆삼성바이오 넘어 이재용 부회장 겨눈 검찰  

검찰이 삼성바이오를 비롯한 ‘삼성 관련 고발 사건’ 모두를 특수2부에 재배당한 사실에서도 검찰 수뇌부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검찰에 접수된 삼성그룹 관련 사건은 크게 나눠 4가지다.

하나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고발한 사건이다. 이 사건 핵심 쟁점은 고의 분식회계 의혹이며, 증선위가 고발을 통해 적용한 법조는 자본시장법 및 외부감사법 위반이다.

두 번째는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 시장 상장과정에 특혜가 있었다며 이재용 부회장 등을 고발한 사건이며 세 번째는 참여연대와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과 관련돼 이재용 부회장을 고발한 사건이다. 

이밖에 에버랜드 표준공시지가 급등락 과정에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며 국토교통부가 수사를 의뢰한 사건도 있다.

증선위 고발 사건을 제외한 나머지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특수3·4부에 나눠 배당됐으나 최근 재배당을 통해 특수2부로 이관됐다.

◆증권거래소 압색, 고도로 계산된 ‘삼성 흔들기’ 

삼성바이오를 타고 올라가 검찰이 최종적으로 겨누는 창끝에는 이재용 부회장이 있다. 검찰에게 고의분식회계-상장특혜 의혹 수사는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수사를 위한 징검다리라고 할 수 있다.

이미 박영수 특검은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을 이재용 부회장 경영권 승계를 지원하기 위한 그룹 차원의 프로젝트로 봤다. 박영수 특검에서 삼성 수사를 이끈 윤석열 중앙지검장-한동훈 중앙지검 3차장이 지휘라인을 구성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특수2부가 가려는 길은 분명해 보인다.

삼성물산 및 증권거래소에 대한 추가 압색을 통해 검찰은 적어도 두 가지를 얻었다.

하나는 북한 이슈와 선거구 협상 등에 밀려 여론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삼성바이오 사건을 국민이 다시 주목하도록 만들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검찰이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나선 걸 보니 뭔가 있구나’하는 막연한 의심을 증폭시켰다는 것이다. 이는 곧 검찰이 삼성 관련 수사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서울고법 항소심 판결 직후 법정 밖을 나서는 이재용 부회장. 사진=이기륭 기자

◆검사 한동훈, 전 정권서도 잘 나간 기업 수사 전문가... “윗선 의중 잘 살펴”

한동훈 중앙지검 3차장에 대한 법조관계자들의 평가는 크게 엇갈렸다. 검찰 출신 변호사들 내부에서도 그에 대한 평판은 온도차가 컸다.

“윤석열 검사장 못지않게 강직하며, 정의감이 투철한 분”, “청와대 하명이나 누구의 청탁에 영향을 받지 않는 분” 등의 평가와 함께 “윗선의 의중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절대로 오버를 하지 않는다”는 반응도 있다.

적폐청산 수사를 하면서 “사실상 사문화된 직권남용죄를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러 기소를 남발했다”는 비판적 견해도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없는 죄도 만들어 낼 만큼 수사력이 탁월하다”는 촌평도 나왔다.

2015년 검찰이 서울중앙지검에 공정거래조사부를 신설할 때, 초대 부장을 맡아 기업 사건 수사를 매끄럽게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한 변호사는 “윗선의 의중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한 뒤 거기에 맞춰 수사를 했다. 언론 관계도 원만해 우호적인 기사가 많이 나갔다”고 말했다.

기업수사에 있어 경험과 노하우가 많다는 점은 한동훈 차장이 가진 강점이다.

한 차장이 구속한 기업 총수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이 있다. 최태원 회장은 2003년 3월, 계열사 등에 위법한 이중 거래를 지시하고 이를 통해 800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챙긴 사실이 드러나 구속 수감됐다. 정몽구 회장은 2006년 4월 130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가 드러나 영어(囹圄)의 몸이 됐다. 이 두 사건의 수사 책임자가 한동훈 차장이다.

초대 공정거래조사부장을 맡은 이력에서 알 수 있듯 공정거래법 세법 증권거래법 회사법 등 상사법에 매우 밝다.

정권 교체와 관계없이 노무현 정부,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 검찰에서 모두 요직에 임명될 만큼 처신도 무난했다. 다만 현 정권 출범 후 이어진 적폐청산 수사에서 지나치게 기소를 남발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최근 수사가 마무리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와 관련해서는 “제2의 우병우처럼 행동한다”는 날 선 비판을 받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대검찰청 정책기획과장으로 영전했으며, 이후 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장을 거쳐 2016년 1월 검찰이 신설한 부패범죄특별수사단 제2팀장을 맡았다. 같은 해 12월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와 함께 파견 검사 신분으로 박영수 특검에 합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영장 청구를 주도했다.

조폐공사 파업유도 발언으로 옷을 벗은 진형구 전 대검 공안부장이 장인이다.

◆특수2부장 송경호, 정권 바뀔 때마다 영전·승진... “수사력 뛰어나지만 줄도 잘 서”  

중앙지검 특수2부장을 맡고 있는 송경호 검사 역시 한동훈 차장과 걸어온 궤적이 비슷하다.

연수원 29기로 2000년 부산지검에서 첫 검찰 생활을 시작한 그는 2006년 법무부 형사기획과 근무를 거쳐 이명박 정부 출범 첫해인 2009년 서울중앙지검으로 자리를 옮겼다. 같은 해 ‘MBC 피디수첩 광우병 보도 사건’ 수사팀에 합류하면서 검찰 수뇌부의 주목을 받았다.

박근혜 정부 출범 첫해인 2013년 1월 대검 연구관을 거쳐 2014년 1월 춘천지검 원주지청 부장검사로 승진했다. 2015년 2월에는 검찰 내 최고 요직 가운데 한 곳인 대검찰청 범죄정보2담당관에 임명됐다. 2017년 8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처음 시행된 검찰 정기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 발령을 받았다.

역대 정권이 출범할 때마다 영전과 승진을 반복한 데서 알 수 있듯 처신이 신중하고 입이 무겁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보수정권 9년 사이 승진을 거듭한 이력 때문인지 부정적인 반응도 만만치 않게 나왔다.

MBC 피디수첩 사건 수사팀에서의 송경호 부장 활약상을 기억하는 한 변호사는 “윗선의 속내를 잘 파악하고 줄을 잘 선다”며 비판적 견해를 밝혔다. 삼바 사건 관련 수사 진행 상황 등을 일체 함구해 법조기자단 내부의 불만이 적지 않다.

◆코드 수사 논란, 前 청와대 경제보좌관의 '삼성 때리기' 발언 

본지는 올해 1월 당시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행정관들을 상대로 경제교육을 진행하면서, ‘삼성’을 직접 언급한 사실을 보도했다.

지난해 추석 무렵을 전후해 열린 경제교육에는 민정수석실 소속 행정관 80여명이 참석했다. 행정관 경제교육의 주제는 현 정부 3대 경제정책인 혁신성장 공정경제 소득주도성장이었다.

당시 경제교육 특강은 김현철 경제보좌관이 맡았다. 청와대 내부 사정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김 전 보좌관은 공정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혁신성장 정책이 성과를 내려면 기업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김 전 보좌관은 기업 갑질 근절을 위한 민정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삼성’을 직접 언급했다고 한다.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기업 갑질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특정 기업 이름을 언급했다는 것은, 청와대 내부에 반기업 정서 내지 반삼성 정서가 광범위하게 퍼져있음을 반증한다.

이런 사실은 삼성바이오 이슈를 정권 차원의 ‘삼성 때리기’로 보는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즉 진보진영에 넓게 퍼진 반기업 정서가 '안티 삼성'으로 변질되면서 현재와 같은 전방위 압박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검찰의 행보를 정권의 ‘삼성 때리기’와 연결지어 바라보는 시각은 이런 정황에 터잡고 있다.

(3편에서 계속)

 

양원석 기자 wonseok@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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