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勞組, '노동이사제 관철' 위해 안간힘... 여론은 싸늘
상태바
기업은행 勞組, '노동이사제 관철' 위해 안간힘... 여론은 싸늘
  • 배소라 기자
  • 승인 2019.03.19 15: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사회, 사외이사 후보로 신충식·김세직 추천
노조, 은행 내부규범 개정 작업 추진할 계획
업계 "노동자 단기 이익에 치중할 가능성" 우려
사진=이기륭 기자

IBK기업은행 노조가 노동이사제를 요구하는 것을 두고 여론은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노조도 일종의 기득권 세력이라는 점에서 자칫 단체 교섭에 힘을 싣기 위한 도구로 주주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 이사회는 지난 11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신충식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김세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사측에 추천했다.

IBK기업은행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르면 이사회 운영위에서 사외이사 후보를 사측에 추천하면 은행장이 이를 금융위원회에 제청해 임명한다.

IBK기업은행 노조는 이르면 다음주 중 금융위가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노동자 추천이사를 관철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노조는 앞서 지난달 25일 박창완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 바 있다.

노조가 노동이사제 도입을 추진하는 이유는 지배구조 개선과 친정권 인사 등 낙하산 인사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IBK기업은행 이사회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들은 ‘낙하산’과 무관한 인물들이다.

노조는 노동이사제를 관철하기 위해 여권 관계자 설득과 은행 내부규범 개정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IBK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사측에서 제청한 사외이사를 금융위가 임명하면 번복할 권한이 없다”며 “다음 사외이사 선임 시 노동이사제를 할 수 있도록 정관 변경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권과 학계에서는 노동자의 경영 참여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 귀족노조의 노동운동이 국민의 신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노조도 일종의 기득권 세력이다. 노조 추천 이사는 장기적 회사 발전보다 노동자의 단기 이익에 치중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학계에서도 노동이사제를 뒷받침할만한 인프라가 부족해 시기상조라는 시각이다. 권재열 경희대 로스쿨 교수는 “노동이사제 취지는 노동자도 회사의 이해관계자이니까 의사결정에 참여시켜달라는 것이다. 단순히 이를 뒷받침할만한 제도적인 것들이 아직 마련되지 못했고, 국민적인 공감대도 형성되지 못했다”며 “일반적으로 주식회사는 주주가 뽑은 이사가 이사회의 구성원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단순히 노동자라는 이유로 그런 절차를 무시하거나 훼손하면 주식회사 근본적인 이념하고 배제되기 때문에 수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