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추위'서 빠진 신한 조용병 회장, "조직 쇄신해 신뢰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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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추위'서 빠진 신한 조용병 회장, "조직 쇄신해 신뢰 확보"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9.03.2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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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주주총회, 관료·학계 출신 사외이사 신규 선임
지배구조 투명성·독립성 강화... 회추위 조용병 회장 제외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27일 서울 세종대로에 위치한 본사에서 열린 제 18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신한금융 제공

신한금융지주가 회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을 기존 대표이사 회장과 4인 이상 6인 이하의 사외이사에서 5인 이상 7인 이내의 사외이사로 변경하고 조용병 회장을 위원회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지배구조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보다 강화하고 회장 후보 추천을 둘러싼 오해의 소지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과감한 변화와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조용병 회장의 용단이다.  

신한금융은 27일 서울 세종대로에 위치한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 및 임시 이사회에서 주요 안건인 재무제표 결산과 이사 선임의 건을 승인했다.

조용병 회장은 주주총회 인사말에서 "지난해 신한금융지주는 자산·시가총액·주가 등 모든 부문에서 리딩뱅크를 탈환해 대한민국 퍼스트이자 넘버원 금융그룹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지만 1등에 안주하지 않고 국가와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일류 신한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조용병 회장은 "지난해 신한지주는 오렌지라이프, 아시아신탁 등 대형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며 그룹의 외연을 넓혔으며 지난 2년 간 그룹의 전 직원이 원신한으로 하나가 돼 2020 스마트 프로젝트를 일관되게 추진한 것도 보람있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2020 스마트 프로젝트'는 조용병 회장이 2017년 취임하면서 내건 목표로 2020년까지 신한지주를 아시아 리딩금융그룹으로 만들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담고 있다.

조용병 회장은 "신한지주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어 "새롭게 신한지주의 일원이 된 그룹사를 토대로 조화로운 성장을 강화하고 폭넓은 대내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조직·시스템·인력 프로세스를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바꿔서 디지털 신한을 위한 쇄신 노력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핀테크 상생 생태계를 구축하는데도 힘쓰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신한금융은 이날 관료·학계 출신 인사 4명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이로써 신한금융 이사회는 총 13명으로 조용병 회장(사내이사)과 진옥동 신한은행장(기타 비상무이사) 외에 사외이사 11명을 갖추게 됐다. 기존보다 이사 1명이 더 늘어난 것이다.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된 이윤재 전 비서관은 행정고시 11회 출신으로 경제기획원과 재정경제원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김대중 정부 초기인 1998년부터 1999년 6월까지 대통령 비서실 재정경제비서관으로 재직했다. 공직에서 물러난 후 2001년 기업전략 컨설팅회사 KorEI를 설립해 민관의 싱크탱크 역할을 했다. 이윤재 전 비서관은 신한금융의 새로운 주주가 된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추천했다.

또 다른 관료 출신인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은 행정고시 19회 출신이다. 노무현 정부 당시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관,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등을 역임했다. 퇴임 후 2005년 국내 첫 사모투자펀드인 보고펀드를 설립해 BC카드, 아이리버, 동양생명보험 등 굵직한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허용학 대표는 글로벌 투자은행(IB) 전문가로 꼽힌다. JP모건, HSBC 등 글로벌 금융기관에서 IB 분야 임원으로 재직했다. 홍콩 중앙은행이자 국부펀드인 홍콩금융관리국(HKMA)에서 대체투자부문 최고투자책임자로 7년 넘게 근무했다.

성재호 교수는 세계국제법협회 한국 회장, 대한국제법학회장 등을 지냈다. 앞서 4년간 신한카드의 사외이사를 활동했다. 국제법 분야 전문가로 허 대표와 함께 신한금융의 글로벌 자본시장 진출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민연금이 재선임을 반대했던 필립 에이브릴 BNP파리바 일본 대표는 사외이사에 무난히 재선임됐다. 필립 에이브릴 대표가 몸담고 있는 BNP파리바는 신한금융 계열사인 신한금융투자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 신한BNP자산운용을 설립한 곳이다. 앞서 국민연금은 "필립 에이브릴 대표가 최초 선임 당시 신한금융과 중요한 지분관계에 있는 회사의 최근 5년 이내 상근임직원에 해당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올해 이사회 의장으로는 박철 사외이사가 선임됐다. 또한 신한금융 임시 이사회는 지배구조 내부규범 등을 개정해 지배구조 및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의 구성을 기존 대표이사 회장과 4인 이상 6인 이하의 사외이사에서 5인 이상 7인 이내의 사외이사로만 구성하고 대표이사 회장을 위원회에서 제외키로 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기존 규정 체계에서도 회장이 후보군에 포함될 경우 대표이사 회장 후보 추천 절차가 시작되는 단계에서부터 위원회 참여나 의결권 행사가 제한되기 때문에 절차상 문제는 없지만, 이번 규정 개정을 통해 회장 후보 추천과 관련한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를 사전에 없앴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한금융은 주당 1,6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7,530억4,148만4,800원이다. 배당성향은 23.9%, 시가배당률은 3.9%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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