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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관리" 외치며 청년·주부 대출 늘리는 황당 금감원

기사승인 2019.04.03  18: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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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주부 금융소외계층 20만명 은행권 대출 가능 전망
시중은행 비금융정보 활용한 신용등급 재평가 절차 도입
"내년 4월 총선거 앞두고 선심성 정책 펴는 것 아니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사진=이기륭 기자

금융감독원이 청년·주부와 같은 금융소외계층의 은행 대출 이용 문턱을 낮추기 위한 새로운 제도를 도입한다.

일각에서는 가계부채 관리를 올해 금융감독의 핵심 과제로 꼽았던 당국이 모순된 정책을 내놓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534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는 증가세가 한풀 꺾였지만 여전히 소득 증가율을 상회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감원은 올해 하반기부터 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은행이 통신정보와 같은 개인의 비금융정보를 활용한 신용등급 재평가 절차를 도입한다고 2일 밝혔다.

금감원은 "통신정보를 활용한 신용도 재평가 시 기존에 대출이 거절된 청년·주부·고령층 등 금융소외계층 71만명 중 20만명이 은행권 대출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동안 시중은행은 여수신·카드실적·연체이력 등 기존 금융정보를 중심으로 신용을 평가해왔다. 신용도가 좋아도 금융거래 이용 경험이 부족한 금융소외계층은 신용평가에서 불리한 입장에 있었다. 금융소외계층은 신용도가 차등화되지 않아 93% 가량이 중위등급(CB 4~6등급)을 부여받았다. 신용평가 시점 기준으로 최근 2년 내 신용카드 사용 이력이나 3년 내 대출 경험이 없는 금융이력 부족자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1,303만명에 달한다.

이에 금감원은 비금융정보를 활용한 재평가절차를 도입해 금융소외계층이 은행 대출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했다. 금융거래 이력 부족으로 대출이 제한되면 휴대전화 소액결제, 통신, 온라인 쇼핑 거래내역 등 비금융정보를 활용해 신용도를 재평가하고 대출 가능 여부를 재심사토록 한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비금융정보를 활용한 재평가 절차를 여신심사 단계로 흡수, 대출 승인, 금리, 한도 등에도 차등 반영될 수 있도록 하반기까지 관련 제도를 보완할 예정이다. 올해는 5개 시중은행에서만 실시되지만 내년부터는 전 은행으로 확대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소외계층이 금융거래 이력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대출을 거절당하지 않도록 은행의 대출 취급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의 금융소외계층 대출 확대 제도를 놓고 일각에서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당국이 선심성 정책을 펴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앞서 금융당국은 금융감독원이 가계부채 총량 관리를 올해 은행 부문 금융감독의 핵심 과제로 꼽았었다. 권인원 금감원 부원장은 지난달 29일 열린 2019년도 은행 부문 금융감독 업무설명회에서 "올해 한 해 동안 가계부채 증가세의 안정적인 관리를 통한 금융산업 안정에 역점을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8일 국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부채(가계신용 기준)는 1,534조6,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8% 늘었다. 가계부채의 질(質)은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대비 가계대출(LTI)이 300% 이상인 차주 비중이 21.1%에서 21.9%로 상승했다. 5명 중 1명꼴로 빚 부담이 크다는 얘기다. 지난해 비은행 연체율도 1.55%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0.17%p 높은 수준이다. 특히 취약차주의 부채가 대폭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86조8,000억원으로 2017년 말보다 4조1,000억원 증가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가계부채 증가세는 둔화할 가능성이 높지만 대내외 여건이 악화하면 취약차주의 채무상환 어려움도 커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취지는 알겠지만 가계부채를 집중적으로 관리하겠다던 당국이 청년·주부의 은행 대출을 확대하겠다는 것은 엄연한 모순(矛盾)으로, 이들의 채무불이행 사태가 확산되면 다시 한 번 사회에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총선거를 앞두고 민심을 잡으려는 여권의 시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는데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이미 주요국에 비해 높은 수준인데다 거시경제의 안정적 운영을 제약하는 주요 취약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어 중점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창균 기자 crack007@meconomynews.com

<저작권자 © 시장경제신문 | 메콘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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