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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겸 사태' 휩쓸린 KB국민銀... "임차인 위한 정상대출"

기사승인 2019.04.04  07: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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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제일고 후배인 KB국민은행 지점장이 10억 대출
한국당 "권력형 특혜 비리 의심, 철저한 진상규명 필요"
국민은행 "임차인 보호 위해 우선변제보증금 공제해 평가"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후 사퇴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사진=시장경제 DB

문재인 정권의 최대 치부(恥部)로 꼽히는 부도덕성을 두고 논란이 한창이다.

공정(公正)을 외치던 정부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고 어느샌가 내로남불이 최고의 유행어로 떠돌고 있을 뿐이다.

고위공직자를 둘러싼 부동산 논란은 늘 있어왔지만 유독 문재인 정부 들어 비판이 거센 상황이다. 정부는 2017년부터 고강도 대책을 쏟아내며 공시 가격을 현실화하고 대출 규제를 강화했다. 다주택 소유자는 물론 내 집을 처음으로 마련하려는 신혼부부마저도 대출이 쉽지 않은 형편이 됐다.

최근 대통령의 입으로 불리는 청와대 대변인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지면서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김의겸 전 대변인은 지난해 7월 본인의 재산 14억원에 은행 대출 10억원 등을 더해 서울 흑석동 재개발 지역에 25억7,000만원 상당의 상가주택을 매입했다. 시세차익을 겨냥한 투기성 매입이라는 의혹이 제기되자 대변인 직에서 사퇴했다.

한겨레 신문에 재직할 당시 부동산 투기를 강도 높게 비판했던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은 흑석동 상가 건물 매입 논란과 관련해 "무주택자가 노모를 모시고 살 목적으로 한 것이므로 투기가 아니다"라고 강변했다.

하지만 김의겸 전 대변인이 지난해 대출을 받은 KB국민은행 성산동 지점의 지점장이 전북 군산제일고 1년 후배 김모씨라는 유착(癒着)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태는 새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김모씨는 현재 정년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조선일보는 3일 KB국민은행이 김의겸 전 대변인의 서울 흑석동 상가 주택 매입 자금을 빌려주기 위해 대출 서류를 조작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김의겸 전 대변인이 구입한 상가 건물에서 임대할 수 있는 점포는 4개에 불과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유령 점포 6개를 더해 총 10개를 임대 가능한 것으로 조작, 이를 토대로 대출액을 부풀려 산정했다는 것이다.

지난달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이 국민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의겸 전 대변인 건물에는 방 3개짜리 주택과 상가 10개가 있다고 표기됐다. 빈 상가 6개를 포함한 총 10개에서 연간 6,507만원의 임대료를 받을 수 있다고 전제해 대출한 것으로 적혀 있었다. 그러나 외부 감정평가서에는 상가가 4개(입주 점포는 3곳)로 표기돼 있고 월 임대료도 총 275만원으로 나타나 있다.

조선일보는 국민은행이 김의겸 전 대변인의 대출을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맞춘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은행의 상가 대출 기준인 RTI(임대업 이자 상환 비율) 가이드라인에는 "임대료가 대출 이자의 1.5배가 넘는 범위 내에서만 대출해야 한다"는 금융당국의 권고가 있었다.

결과적으로 국민은행과 김의겸 전 대변인 측이 점포를 10개로 부풀려 간신히 이 가이드라인에 근접하도록 맞췄다는 주장이다. RTI 가이드라인은 지난해 10월 강제 규정으로 바뀌었다. 김의겸 전 대변인 측은 이에 앞서 두 달 전에 대출을 받았다는 것이 논란의 골자다.

국민은행은 이런 계산이 감정평가기관에 따른 것이라고 자료에 적었다. 그러나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건물 가치를 감정한 법인이 공개한 감정평가서에는 건물 내 상가는 총 4개가 전부이고, 지하 10평 용도도 창고라고 쓰여 있었다.

자유한국당은 김의겸 전 대변인을 둘러싼 특혜 의혹과 관련해 금융감독원 조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김종석 의원은 "자료를 확인해 본 결과 임대 가능한 상가 점포 수가 서류상에서 부풀려졌는데, 지점장이 고교 동문 관계란 점은 권력형 특혜 비리라는 의심을 더욱 강하게 해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검찰이 즉각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감원은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대출을 취급한 KB국민은행에 대한 특별검사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KB국민은행은 논란이 커지자 보도자료를 내고 "김의겸 전 대변인에게 특혜를 제공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개인사업자 여심심사 가이드라인에 의거해 부동산 임대업 신규 취급 기준에 맞게 취급했다는 설명이다. 국민은행 측은 "대출 유효담보가(대출 가능금액) 산정 시에는 외부감정평가법인의 건물개황도에 임대 가능 목적물이 10개로 구분돼 있어 임차인 보호를 위해 보수적으로 우선변제보증금을 공제해 평가했다"고 말했다.

또한 "대출 산정 평가에서 향후 공실 6개가 임대될 것으로 보고 임차인 보호 차원에서 6개의 보증금을 추가 반영한 것으로 만약 상가 4개만 대출에 반영했다면 오히려 대출금액은 늘어났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국민은행이 배포한 건물 개황도에는 지층과 옥탑의 창고 시설을 포함해 총 10개의 독립된 공간이 표시돼 있었다.

국민은행은 RTI 비율을 조작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대출이 이뤄진 지난해 8월은 RTI 가이드라인이 강제 규정이 아니었기 때문에 기준(1.5)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대출이 가능했다"고 반박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대출을 담당했던 지점장과 김의겸 전 대변인이 고교 동문이라는 지적과 관련, "평소 아는 은행 직원한테 상담과 대출을 받는 건 극히 자연스러운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 공모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오창균 기자 crack007@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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