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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요구 묵살한 '不通' 금융당국... 총파업 초읽기

기사승인 2019.04.09  18: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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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이 가져온 후폭풍... 금융당국, 카드사 요구안 불허
최종구 금융위원장 "가맹점 수수료에 수익 의존하는 건 구태"

카드업계의 3대 요구안을 모두 불허한 최종구 금융위원장. 사진=이기륭 기자

정부의 무리한 시장 개입이 결국 후폭풍을 몰고왔다.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논란이 부른 화극이다. 금융당국은 최저임금 인상이 불러일으킨 파장을 틀어막기 위해 영세∙중소가맹점에 대한 수수료를 일방적으로 끌어내렸고, 카드사 수익은 악화일로(惡化一路)를 걷게 됐다. 궁여지책으로 카드사들은 대형가맹점을 상대로 수수료 인상 협상을 벌였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분란을 일으킨 당국은 여전히 뒷짐을 지고 수수방관하는 모습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카드수수료 인하를 강행한 뒤 카드업계 수익 악화에 대한 대책을 마련한다며 5월 간 논의를 거듭해왔지만 결과는 빈손이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9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카드사 대표들을 불러모았다. 지난해 12월부터 운영해온 '카드산업 건전화 및 경쟁력 제고 TF' 논의 결과를 발표하기 위해서다.

이 자리에는 금융당국 관계자 외에 김덕수 여신금융협회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최영준 삼성카드 부사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김창권 롯데카드 사장,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 신광석 비씨카드 부사장이 참석했다.

#. 최종구 금융위원장 "규제 완화는 없다"

최종구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이번 카드수수료 개편은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상의 적격비용을 기초로 한 산정체계와 영세∙중소가맹점에 대한 우대수수료 적용원칙에 따라 결정된 것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경영 부담을 낮추고 카드수수료의 공정성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자평했다.

카드산업 건전화와 경쟁력 제고에 대해서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대조류 속에서 카드산업이 생존과 발전하려면 수익을 다원화하고 비용을 효율화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  

최종구 위원장은 "카드사들이 마케팅 경쟁에 의존해 회원을 유인하고 가맹점 수수료에 수익을 의존하는 구태에 머무르면 도태되는 비극을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이러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제도적인 노력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최종구 위원장은 대형가맹점 카드수수료 하한제 도입, 레버리지 비율 완화, 부가서비스 의무 유지기간 축소와 같은 카드사의 요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금융당국과 카드업계 사이의 갈등만 더욱 깊어진 셈이다.

#. 카드업계 3대 요구안 모두 불허

최종구 위원장은 대형가맹점 수수료 문제와 관련해 "정부는 법과 원칙을 철저히 준수해 카드 수수료 불공정 관행을 바로 잡는 노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사실상 대책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회원∙결제∙매출정보 등 다양한 빅데이터를 보유한 강점을 적극 활용해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레버리지 규제 비율 6배 기준을 완화해달라는 카드업계의 요구도 거부했다. 레버리지란 자기자본에서 총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다만 금융당국은 레버리지 비율을 계산할 때 총자산에서 빅데이터 신사업 관련 자산과 중금리대출 자산을 총자산에서 제외해주기로 했다.

빅데이터 관련 신사업은 이번에 카드사에 진출이 허용된 마이데이터,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업, 빅데이터 제공서비스 등이다. 중금리대출 자산의 경우 평균금리 11%, 최고금리 14.5%, 4등급 이하 70% 이상 등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산 넘어 산이다.

부가서비스 의무 유지기간을 3년에서 2년으로 단축해야 한다는 요구안 역시 불발됐다. 약관변경 심사와 관련해 금융위원회는 향후 카드사들과 실무적인 논의를 거쳐 순차적으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에 그쳤다. 나아가 금융당국은 카드사의 과도한 부가서비스가 카드수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 탑재 자재 유도 및 법인 회원에 대한 경제적 이익 제공도 금지키로 했다. 

#. 카드업계 반발 "오히려 상황 악화시키겠다는 것이냐"

금융당국이 요구안을 대부분 불허하자 카드업계에서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왔다. 당장 적자가 불가피해 비상경영체제로 돌입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실효성이 미미한 빅데이터 신사업 카드로 카드사들의 핵심 요구안을 모두 상쇄시키겠다는 금융당국의 의중을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카드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금융당국이 오히려 업계를 약화시키기 위한 내용을 발표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중금리대출 관련 자산을 늘리라는 것은 결국 고금리 카드론을 줄이라는 것인데, 이는 카드사의 수익성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6개 카드노조의 총파업은 불보듯 뻔한 일이 됐다. 앞서 8일 신한카드, KB국민카드, BC카드, 하나외환카드, 롯데카드, 우리카드 등 6개 카드사 노조원들은 임시 대의원 대회를 열고 총파업 결의 안건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삼성카드와 현대카드는 노조가 없어 제외됐다.

노조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해 11월 26일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대책 발표 후 올해 카드사 1분기 수익은 작년 동기 대비 약 37% 감소했고, 3월 한달에만 무려 57% 수익이 급감했다. 카드사 수익감소는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이어져 연간 카드 모집인·배달인은 지난해 11월 정부 대책발표 후 1,300명 감소했다.

카드노조 측은 "지난해 중소·영세상공인들의 고통분담에 동참해 어렵게 사회적 합의를 이뤘고 당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대형가맹점 수수료를 인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현재는 금융감독원에 책임을 떠넘기며 핑퐁게임을 하고 있고 그 사이에 카드사들은 2003년 카드대란을 염려하는 작금의 현실에 놓여 있다"고 개탄했다.

오창균 기자 crack007@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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