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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ICT 특혜 의혹... 공정위 '입찰 제한'에도 서울시 사업 낙찰

기사승인 2019.04.15  08: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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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1월 '한양도성 친환경 교통시스템' 사업자로 포스코ICT 낙찰
공정위 “갑질 기업 포스코ICT 입찰 제한시켜 달라”, 시 "제재 규정 없다”
지방계약법 31조 등 제재 조항 존재... 전문가들 "의지있으면 입찰 제한 가능"
추혜선 의원 “법 개정해 제2의 포스코ICT 막겠다”

로고=각 사 제공

서울시가 ‘상습 갑질’로 물의를 빚은 포스코ICT에게 신규 사업 참가자격을 부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상습적 갑질 기업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기업들에 대한 입찰 제한을 서울시에 요청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들 기업을 제재할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며 포스코ICT의 사업 참가 자격을 제한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서울시가 제재 조항들을 뒤로한 채 포스코ICT에 유리한 법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정무위원회 소속인 정의당 추혜선 의원은 “즉각 관련법을 개정해 제2의 포스코ICT 사태가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올해 2월 사업비 170여억원이 소요되는 ‘녹색교통진흥지역 자동차통행관리 통합플랫폼 구축 용역’ 사업자로 포스코ICT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이 용역은 한양도성에 진입하는 자동차를 첨단 IT기술로 관리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 입찰이 있기 9개월 전인 지난해 4월, 서울시는 공정위로부터 상습적 갑질을 행한 기업들의 입찰을 제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문제의 기업리스트에는 ‘포스코ICT’가 포함돼 있었다.

하도급법(26조)에 따르면 벌점 5점이 초과하는 경우 공정위는 행정기관(지자체 및 정부기관)에 입찰참가자격의 제한을 요청할 수 있다. 포스코ICT는 당시 ▲부당 하도급대금 결정으로 2.5점 ▲부당 특약으로 2.5점 ▲대금미지급 및 지연이자미지급 2.5점으로 총 7.5점의 벌점을 받았다가 1.5점을 경감받아 총 6점의 벌점으로 서울시 입찰에 들어갔다.

하지만 서울시는 공정위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입찰 제재를 하기 위해 지방계약법을 살펴봤지만 제재를 할 규정이 없었다”며 “현재 법을 개정하기 위해 연구 용역을 맡긴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본지가 지방계약법을 확인한 결과, 제재 조항은 존재했다. 먼저 지방계약법 제31조(부정당업자의 입찰 참가자격 제한)에 따르면 공정한 집행 또는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우려가 있는 자, 그 밖에 입찰에 참가시키는 것이 부적합하다고 인정되는 자에 대해서는 입찰 참가자격을 제한할 수 있다.

지방계약법 시행령 제92조 3항에 따르면 공정위가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을 이유로, 지방자치단체에 입찰 참가자격 제한 요청을 한 경우, 해당 지차제는 입찰 자격을 제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지방계약법 제6조의2(청렴서약제)에서도 계약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지 못할 경우 입찰 참가를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도 여러 법조항에서 ‘그 밖의’라는 표현을 통해 서울시가 공정위의 요청을 따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지방계약법 입찰 제한 규정은 계약상대자, 입찰자에 한정해 적용된다. 포스코ICT는 신규입찰자이기 때문에 계약상대자나 입찰자는 아니다”며 “법령 적용을 잘못하면 서울시가 소송을 당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서울시의 해명을 납득할 수 없다"며 고개를 젓는 모습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가계약법 전문가는 "서울시가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입찰을 제한할 수 있는데, 이를 회피할 수 있는 근거를 찾고 있는 것 같다"며 "지방계약법 시행령 제92조 3항(하도급법 위반해 공정위로부터 입찰 참가자격 제한 요청이 있는 자)을 적용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교수는 "당장 제재를 할 명확한 규정이 없다면 법에는 '그밖의', '기타' 등의 조항이 있는데 이 조항으로 포스코ICT 입찰을 제한할 수 있다"며 "'그 밖의' 등의 조항은 법이 모든 것을 대응해 줄 수 없기 때문에 행정기관이 적절히 사용하라고 놔둔 것"이라고 말했다.

추혜선 의원은 즉각 관련법 개정에 돌입했다. 추 의원 측은 “포스코ICT가 ‘녹색교통진흥지역 자동차통행관리 통합플랫폼 구축 용역’ 외에도 4개의 용역에 입찰한 것으로 알고 있고, 제재를 받은 다른 기업들도 포스코ICT처럼 법을 악용하고 있다”며 “최대한 빨리 법을 개정해 제2의 포스코ICT 사태가 나오지 않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추 의원실에 따르면 일단 갑질로 벌점을 받아 입찰 제한을 받은 기업들을 전수조사하고, 정부기관과 지자체에 제재기간 동안 입찰 및 낙찰 횟수를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시의 포스코ICT 낙찰처럼 제재 요청 기업을 사업에 낙찰시켰을 경우 사업 중단이 가능한지도 내다보겠다는 방침이다.

법적으로는 공정위의 입찰 제한 요청을 지자체들이 따르도록 강제성을 부여하거나 서울시처럼 해석의 다툼으로 몰고 가는 사례가 나오지 않도록 국가계약법, 지방계약법에 입찰 제한을 명문화 시키는 것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포스코ICT는 “공정위에서 입찰 제한을 서울시에 요청했지만 서울시는 우리에게 ‘입찰에 참여하지 말라’는 요구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가 우리 입찰 서류를 검토한 뒤 입찰에 참여시키지 않았다면 우리도 이렇게 논란에 휘말리지 않았을 것”이라며 “우리도 이번 논란에서 억울한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규호 기자 jkh@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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