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불리는 이베스트... LS그룹 "우린 단순 투자자, 확대해석은 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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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불리는 이베스트... LS그룹 "우린 단순 투자자, 확대해석은 곤란"
  • 유경표 기자
  • 승인 2019.04.26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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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스트 "LS, 경영에 관여하지 않아"
"자본시장법 상 LS 계열사 될 수 없어"
사진=LS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대한 사실상의 지배력을 갖고 있는 LS그룹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자본시장법 상 계열사 규제를 피하는 ‘편법’을 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베스트증권이 당초 매각될 예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LS그룹의 새로운 먹거리 사업으로 탈바꿈한 가운데, 구자열 회장의 측근으로 평가받는 김원규 사장이 사령탑을 맡은 이후 결정된 ‘유상증자’ 방침 배경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17일 이베스트증권은 한국거래소에 의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이는 회사의 지분구조가 대주주에 지나치게 편중됐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제28조에 따르면, 소액주주의 소유주식수가 유동주식의 20%에 미달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이베스트증권의 지분구조를 보면, G&A사모투자전문회사(PEF)가 지분의 84.6%를 쥐고 있다. 그런데 위 사모펀드의 지배주주는 지분율 98.8% 가량을 가진 LS네트웍스다. 나머지 1%는 G&A프라이빗에쿼티(PE)라는 회사가 갖고 있다. 

지분구조를 보면 이베스트투자증권 또는 사모펀드 경영권은 LS네트웍스가 갖는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러나 이베스트증권의 경영권을 가진 곳은 G&A PE다. 사실상 1%의 지분으로 경영권을 행사하는 셈이다. 이베스트증권과 LS그룹 간 복잡한 지분구조를 놓고, 자본시장법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참고로 LS네트웍스의 최대주주는 구자열 회장의 동생인 구자용 회장이 경영하는 E1(81.79%)이며, E1의 최대 주주는 지분 17.66%를 보유한 구자열 LS그룹 회장이다. 

석연찮은 관계에도 불구하고 이베스트증권은 법적으로 LS그룹의 계열사 취급을 받지 않는다. LS네트웍스가 PEF를 통해 지분을 확보한 경우, 유한책임투자자(LP)로 분류되므로 자본시장법상 지분관계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PEF는 무한책임투자자(GP)인 G&A PE가 실질 지배하는 것으로 본다. 

다시 말해, 1%의 지분을 가진 G&A PE가 존재함으로써 이베스트증권은 LS그룹 계열사의 테두리에서 한 발짝 비껴서 있는 셈이다.  

그래픽디자인=정연수

◆ LS그룹과 이베스트증권, 지분 구조 복잡

LS그룹측도 표면적으로는 이베스트증권이 그룹 계열사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사측 설명과는 다른 상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이베스트증권의 인사권을 사실상 LS그룹이 행사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김원규 사장은 지난달 취임식 자리에서 “최대주주가 나를 뽑았다는 것은 회사를 키우라는 의미 아니겠느냐"고 언급한 바 있다. 

여기서 ‘대주주’는 위에서 열거한 지분구조를 따져볼 때, 최종적으로 실질적인 대주주이자 그룹 총수인 구자열 회장을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도 김원규 사장의 취임 과정에 구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원규 사장은  1985년 럭키증권에 입사한 이래 회사가 LG증권, LG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 NH투자증권으로 바뀌는 동안 자리를 지킨 정통 ‘LG증권맨’이다. 구 회장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구 회장은 상무로 재직했던 1995년 LG증권에서 업무를 맡았던 경험이 있어, 증권업에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 육성에 대한 구 회장의 의지는 이베스트증권에 대한 파격적인 지원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이는 다소 편법적이라는 비판도 낳고 있는데, 일례로 내부거래에 따른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대표적이다. 

LS네트웍스는 지난 2008년 G&A PE를 통해 당시 중소증권사였던 이트레이드증권(現 이베스트증권)을 인수했다. 현행법상 증권사는 계열사 회사채의 대표주관을 맡을 수 없지만, 계열사로 취급받지 않는 이베스트증권은 보란 듯이 LS그룹 회사채의 대표주관을 맡아왔다. 

지난 2011년의 사례를 살펴보면, LS그룹이 발행했던 10건의 회사채 중 7건의 대표주관을 이베스트증권이 도맡았다. 규모로만 1조 1800억원 중 46%에 달하는 5400억원에 달한다. 

타 증권사와 비교하더라도 절반에 가까운 회사채 물량이 계열사나 다름없는 이베스트증권에 배정된 것은 불공정거래의 냄새를 짙게 풍기는 사안이다.  

이후에도 이베스트증권은 LS그룹의 회사채 발행 주관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2014년 7월부터 2015년 6월까지 발행한 LS그룹 회사채 중 가장 많은 23.56%(2250억 원)를 이베스트 증권이 가져갔다. 2015년 7월부터 2016년 6월까지 기간 동안 발행한 회사채 역시 이베스트 증권이 19.25%(1020억 원)로 가장 많은 물량을 받아갔다. 

LS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논란은 이미 업계에서도 악명이 자자하다. 지난달 3일 공정거래분야 전문가 네트워크인 공정거래실천모임이 2017년과 지난해 공정거래 관련 10개 법률을 위반해 시정조치를 받은 기업을 조사한 결과, LS그룹 계열사들은 무려 29차례나 위반한 것으로 나타나 ‘불공정거래 기업’ 불명예를 뒤집어썼다. 이 중 다수가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LS그룹은 지난해 6월 공정위로부터 일감 몰아주기 규제 위반 혐의로 총 26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고, 검찰에 고발되기도 했다. 

김원규 이베스트증권 사장. 사진=시장경제DB

◆ 김원규 사장의 이베스트증권 '몸집불리기'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LS그룹에 있어, 이베스트증권은 놓치기 아까운 알짜배기 회사다. 이 회사의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10%대를 웃돈다. 증권사 평균인 7% 대비 높은 수준이다. 다만, 아직 이베스트증권은 규모면에서 중소형사에 머물고 있는데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상태다.

대형 증권사를 이끌던 김원규 사장이 이베스트증권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 것도, 이러한 문제를 누구보다 잘 인식하고 있는 구 회장의 의중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김 사장은 현재 4000억 원 수준인 이베스트증권의 자기자본을 3년 내 1조원 규모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몸집 불리기’를 위한 첫 번째 카드가 바로 ‘유상증자’다.

이베스트증권은 소액주주 비중이 3%대에도 못 미친다. 때문에 9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다면 소액주주 비중이 늘어나 관리종목에서 벗어날 수 있고, 5000억원 수준의 자기자본 확보도 가능해진다. 그야말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묘책인 셈이다. 

아직까지는 편법과 적법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이어가고 있지만, 정치권을 중심으로 관련법 개정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초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영참여형 사모집합투자기구(PEF)를 통해 대기업의 계열사확장을 방지할 수 있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이 법안에는 민병두, 박찬대, 이종걸, 김해영, 김관영, 제윤경, 고용진, 김두관, 심상정 등 여권 주요 국회의원들이 동참했다. 

박 의원은 입법취지에 대해 “PEF가 대기업의 계열사확장수단으로 쓰이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대기업에의 경제력집중현상이 완화되기를 기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이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PEF를 통해 이베스트증권을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LS그룹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여러 의혹에 대해 LS네트웍스 측은 “이베스트증권의 운영에 관해선 G&A가 담당하고 있다”며 “저희쪽에선 답변드릴 말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G&A측도 LS와의 연관성을 극구 부정했다. LS는 단순 투자자일 뿐 G&A와 지분 등에서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실제 운영 주체도 자사에서 담당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회사 관계자는 김원규 사장의 선임 역시 G&A가 주도적으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과거 3년간 G&A가 이베스트증권에 대표이사를 파견하는 형식으로 운영해 왔지만, 방향성을 달리 가져가보자는 내부 의견이 있어 김 사장으로 새롭게 교체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베스트증권에 대한 인사 과정에서 LS가 개입할 만한 여지가 없다”며 “(구자열 회장이 인사에 개입했다는 것은) 넓지 않은 인력풀에서 사람을 뽑다보니 생긴 오해”라고 해명했다. 

LS그룹의 ‘회사채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선 “이베스트증권은 매년 300억원의 이익이 나는 작지 않은 회사”라며 “회사채 규모로 볼 때, 금액이 크지 않고 주관사라는 것도 업무의 영역이지 경영간섭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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