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있으나 마나... 퇴직자 절반 "생활소비 50% 미만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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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있으나 마나... 퇴직자 절반 "생활소비 50% 미만 뚝"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9.04.22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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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고령자 절반 "국민연금 받아도 생활소비 50% 미만으로 떨어져"
고령층의 은퇴 전후 소득계층 변화.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국민연금을 받는 퇴직자들이 노후 생활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KEB하나은행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국민연금 수급자(65~74세) 650명에 대한 설문을 실시한 결과 대부분의 퇴직 고령자는 수입 감소로 생활 수준이 급격히 하락했고, 0.6%만이 현역 시기의 소비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노후 보장을 위한 국민연금의 역할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연금 수급자의 62%는 국민연금 수급액을 전액 생활비용으로 지출하고 있었다. 국민연금 수급자의 현재 노후생활비용도 적정 생활비용인 264만원에 크게 모자라는 평균 201만원에 불과했다.

22일 공개된 설문 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민연금을 받는 퇴직 고령자 중 절반은 생활소비 수준이 은퇴 전과 비교해 50% 미만으로 떨어졌다고 답했다. 심지어 30% 미만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비중도 15.8%에 달했다. 퇴직자의 생활 수준이 국민연금 수급에도 불구하고 크게 하락한 것이다.

특히 은퇴 전 상류층이라고 스스로 인식했던 수급자들이 은퇴 후에는 81.3%가 중산층으로, 6.3%는 저소득층으로 전락했다고 응답했다. 상류층 10명 중 9명 정도는 계층이 하락했다고 느끼고 있는 셈이다.

국민연금 수급자의 현재 노후생활비용은 월 평균 201만원으로 통계청이 제시한 적정생활비용 수준인 264만원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퇴직 후 생활소비 수준이 현역 시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비중도 0.6%에 불과했다.

절반 이상의 수급자들은 50세 이전부터 노후자금 준비를 시작했지만 정작 현재의 노후생활비용은 적정 생활비용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보유 금융자산의 소진 예상 시기도 평균 82세 정도로 나타나 100세 시대의 노후 자금 여력은 많이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향후 추가적인 자금원 마련에 대해서도 수급자의 52.6%는 아예 없다고 응답하거나, 33.8%는 자녀의 부양을 기대한다고 응답해 적극적인 노후대책도 없는 실정이다.

국민연금 수급자의 61.5%는 지급받은 국민연금을 전액 생활비용으로 지출하고 있으며 금융상품에 투자하거나 저축하는 비중은 27.1%에 그쳤다. 향후 희망하는 금융상품으로는 연금(19.9%)과 건강보험 상품(18%)의 선호도가 높았다. 소득계층별로는 중산층은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위한 추가소득원으로서 연금을 선호한 반면 저소득층은 비용절감 목적의 건강보험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 소득수준에 따라 금융상품의 선호도가 뚜렷하게 대비됐다.

비재무적 은퇴준비에 대해서는 73.5%가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 이어 건강(30.3%)이나 나만의 여가(20.3%) 등을 가장 중요한 비재무적 준비 활동으로 꼽았다. 아울러 소득활동에 참가하고 있거나 보유자산 규모가 클수록 비재무적 은퇴생활에 대한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됏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김지현 수석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현재 42.3%인 수급자의 소득활동 참가율을 최대한 끌어올려 경제력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자아실현을 통한 감성적 충족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KEB하나은행 연금사업본부 차주필 본부장은 "이번 설문으로 수급자의 소비생활과 노후자금 운용에 대한 실태를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연령이나 소득계층별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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