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25시] 세상에 믿을 사람 없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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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25시] 세상에 믿을 사람 없다더니
  • 김흥수 기자
  • 승인 2017.03.03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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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이 제공하고 있는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 사진='파인'홈페이지 캡쳐.

광고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 요즘 세태다.

특히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많은 업체들이 허위 또는 과장된 광고를 일삼고 있으며 정부 당국에서는 이와 같은 광고들을 규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허위·과장 광고는 모든 산업분야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금융 분야는 소비자가 직접적으로 재산권에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금융당국이 철저하게 주시를 하고 있는 편이다.

금융감독원이 소비자들의 금융생활에 필요한 모든 기초정보를 파악해 활용이 가능하도록 개설한 금융소비자 정보 포털 사이트인 ‘파인(FINE)’이 있다.

많은 정보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편리함과 방대한 정보량으로 인해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2일 ‘파인’이 개설된 지 6개월 만에 이용자가 138만 명을 돌파했다는 발표를 했다.

이용자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소비자에게 유익한 정보가 제공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런데 소비자들은 ‘파인’에 올라오는 수많은 정보들에 대한 신뢰도를 확인할 방법이 거의 없다.

또한 ‘파인’에 정보를 올리는 금융기관들이 정확한 정보를 올리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보험 상품이나 유가 증권 등의 허위 공시 등을 제외하고는 제재할 수 있는 규정도 없다.

신용카드 회사가 현금서비스의 이자율을 허위로 올리거나 저축은행이 신용 대출의 이자율을 허위로 올려도 이를 제재할 수단이 없기 때문에 금융기관들에게는 ‘파인’에 정보를 올리는 것이 귀찮은 일이 될 수도 있다.

실제 지난 해 초 ‘파인’의 전신 격이었던 ‘금융상품 다모아’를 개설하면서 금융기관으로부터 올라온 정보가 신뢰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금융기관들이 귀찮은 일로 치부해버렸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었는데 1년이 지난 지금도 그와 같은 현상은 개선이 되지 않았다.

실제 기자가 ‘파인’에 들어가 검색해 본 결과 신용카드와 관련해서 몇 곳에서 모순되는 수치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A’은행의 경우 카드론 이용 소비자 중 22% 이상의 이자율을 부담하고 있는 소비자가 3.93%에 달했으나 은행이 공시하고 있는 카드론의 최고 이자율은 20.3%이다.

‘B’은행은 현금서비스의 최고 이자율을 25.9%로 공시하고 있었으나 26% 이상의 이자율을 부담하는 소비자들은 ‘B’은행 현금서비스 이용고객의 9.25%에 달했다.

금융기관에서 공시한 이자율이나 적용 금리대별 회원 분포현황, 둘 중 한 가지는 허위정보라는 얘기다.

또한 'C'카드사의 경우 상품별 수수료율의 공시 기준 시점이 2년 전인 2015년 2월 16일자이다.

금감원은 '파인'에 올라온 정보의 정확성에 대한 취재가 시작되자 서둘러 관련 기관들을 통해 점검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금감원은 ‘파인’에 대한 홍보를 심심찮게 하고 있고 이용편의성 제고 및 대국민 홍보 등을 강화하면서 지속 발전시켜나가겠다는 계획이지만 ‘파인’에 올라오는 수치가 정확한가에 대한 관리감독 방안은 이제껏 전무했다.

허위·과장 광고가 옳지 못 하다는 것은 누구나 주지하고 있고 이를 관리 감독해야 할 정부 당국의 책임감 또한 매우 중요하다 하겠다.

그러나 정부가 나서서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정보가 허위라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지 의문이다.

‘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다더니...'라는 시쳇말이 쓴 웃음을 짓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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