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초대석] 이재광 "가맹본부 갑질시, 대표에 형사책임 물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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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초대석] 이재광 "가맹본부 갑질시, 대표에 형사책임 물어야"
  • 김흥수 기자
  • 승인 2017.09.09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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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가맹점주협의회 연석회의' 이재광 의장 인터뷰

현 정부 들어 미스터피자, 호식이 치킨 등 가맹본부의 갑질로 인해 가맹본부가 ‘공공의 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가맹본부의 갑질 논란이 벌어질 때마다 실제 피해는 해당 가맹점주들에게 돌아간다. 국내 가맹사업 구조 내에서는 잇속은 가맹본부가 챙기고 눈물은 가맹점주가 흘리는 불합리한 현실을 벗어나기 힘들어 보인다.  

가맹본부와 가맹사업자의 적절한 견제와 균형을 강조하며 '상생'의 기본은 '대화'임을 주장하는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 이재광 의장을 만났다.

 

△ 프랜차이즈 업계 근황과 6일 가맹사업법 개정 촉구대회를 치룬 소감은?

- 가맹본부의 갑질 논란이 벌어질 때마다 소비자들의 거부감으로 인해 가맹점주들이 피해를 입었다. 실제 호식이 치킨 회장의 성추문 사건이 터진 후 호식이 치킨은 매출액이 30%가량 줄었으며 미스터 피자 정우현 회장의 갑질논란으로 인해 미스터 피자 가맹점들의 매출액은 40%가량 줄어들었다. 미스터 피자의 경우 약 30여곳의 매장 폐쇄로 이어지기도 했다. 

물론 가맹본부의 손실로도 이어지고 있지만 가맹본부의 손실은 죗값으로 치부하고 넘어갈 수 있다 해도 죄없는 가맹점주가 피해를 입는 일은 없어야 한다. 20대 국회 출범 후 가맹사업법 개정안 40여개가 발의돼 올 4월까지 4건이 통과됐다.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이 포함된 법안이 통과된 것은 한편으로 다행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적용범위가 좁아 아쉬운 면이 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가맹본부의 갑질이라는 공은 국회로 넘어간 상태이다. 국회의원들이 민생을 외면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 가맹사업계의 진정한 상생이란?

- 가맹사업자는 일반 자영업자와는 다르다. 혼자서만 열심히 한다고 해서 잘 살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 가맹본부와 가맹사업자간의 적절한 견제와 균형이 있어야 한다. 

가맹본부가 폭리를 취한다면 가맹사업자의 피눈물이 그만큼 많이 흘렸다는 의미이다. 가맹사업계는 두 바퀴의 쌍두마차이다. 어느 한 쪽으로 기울면 절대 발전할 수 없다. 힘의 균형을 이뤄 브랜드를 발전시키고 키워 나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미국도 30년전 가맹사업계가 많은 혼란을 겪었지만 잘 헤쳐나갔다. 우리도 가맹본부와 가맹사업자가 균형을 이루고 기반을 함께 만들면 세계화에 성공할 수 있다.

△ 국회 계류중인 가맹사업법 개정안에 부족한 점은 없는지?

- 가맹본부 대표이사에 대한 처벌권이 없다는 점 등이 부족하다. 현행법은 가맹본부가 위법한 행위를 하면 가맹본부에게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그 돈은 가맹본부의 대표 주머니에서 나가지 않는다. 가맹사업자들이 피땀흘린 돈이다. 법은 최후의 수단이지만 법이 가고자 하는 방향성만큼은 확실하게 해 줘야 한다. 

과징금이 제 주머니에서 나가지 않으니 대표이사들이 법을 우습게 알고 갑질을 해댄다고 본다. 가맹사업자들의 단체행동을 방해하거나 가맹사업자에게 강요하는 등의 행위에 대해 대표이사를 형사처벌할 수 있는 규정을 두어야 한다.

△ 정부의 개선안과 지원책에 문제는 없나?

-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런 안이라도 마련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카드수수료를 인하하겠다고 했지만 정부정책의 사각지대에 있는 것이 가맹사업자들이다. 

근로자들의 복지도 좋지만 자영업자들의 비용부담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단기적인 정책보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정책을 입안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최저임금도 한 가지 잣대만 가지고 일괄적으로 인상하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 지역과 기업규모에 따라 차등화할 필요가 있다. 최저임금을 올리자는 쪽도 반대하는 쪽도 모두 서민들 때문이라고 입을 맞춘다. 자영업자들은 그들에게 들러리일 뿐이다.

△ 대부분 가맹본부들이 처음에는 자영업자로 출발했다.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한다는 비난이 많다

- 많은 가맹본부들이 처음부터 나쁜 마음을 먹고 갑질을 했으리라고는 보지 않는다. 초심이 있었을 것이나 초심을 잃은 사람들이다. 초심을 잃지 않으려면 많은 가맹점주들과 자주 대화를 해야 한다. 초심과 대화가 가장 중요하다.

△ 진정한 상생을 추구하는 가맹사업의 모델이 있는가.

- 협동조합의 형태로 운영되는 것이 상생의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우리나라처럼 가맹본부가 물류 마진으로 이윤을 챙기는 방식이 아닌 로얄티 방식이나 공동물류로 인한 원가절감 등을 이루는 방식이다. 

미국의 버거킹이나 맥도날드, 던킨 도너츠 등은 공동 물류를 통해 원가절감을 이루고 로얄티 형태로 가맹본부의 수익을 창출한다. 국내에서 그간 로얄티 방식을 채택하지 못했던 원인은 가맹점주들이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매출액을 많이 누락시켜서이다. 

그러나 이제는 모든 세원이 노출되기 때문에 매출액 누락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가맹본부에서도 가맹점의 매출액을 정확히 산출해 낼 수 있다.

△ 프랜차이즈 혁신위의 평가와 향후 역할에 대해서는?

- 전혀 기대하지 않는다. “가맹본부도 사업자고 가맹점도 사업자라며 협상해보고 맘에 안 들면 계약 안하면 된다”며 프랑스의 마리앙뜨와네뜨와 같이 말하는 혁신위원장이 있는데 무슨 기대를 하겠는가? 

프랜차이즈협회의 요청도 없었지만 혁신위에 참여하지 않길 잘 했다. 혁신위는 가맹본사의 이익을 위한 로비집단으로 변질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누구를 위한 혁신인가? 가맹본부가 법을 악용할 수 있도록 현행 가맹사업법의 기초를 다진 인물이 현재의 혁신위원장이다. 가맹점주의 의견수렴은 전혀 없이 언론플레이만 하고 있는데 무슨 혁신의지를 느낄 수 있겠는가?

△ 프랜차이즈 본사에 하고 싶은 말은?

- 대화를 많이 해 달라. 가맹점이 힘들 때 대화할 사람이 없다. 대화의 창구를 개방할 필요가 있다. 가맹점 계약을 체결할 때는 가맹점주들이 가맹본부의 가족이라고 이야기하는데 가족이면 가장 신경 써 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함께 발전하겠다는 생각이 없다는 것이 서글프다.

△ 가맹사업자 단체를 이끌게 된 동기와 향후 목표에 대해

- 가맹점의 어려움을 대변하다 보니 자연스레 친해지고 우리 얘기를 들어주는 곳 찾아다니게 됐다. 가맹점주와 가맹본부 사이에 대화가 되면 극한 상황은 안 온다. 가맹본부가 가능하면 대화로 풀어주기 바란다. 

가맹점주들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메신저가 되고 싶다. 가맹점주협의회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를 모르는 가맹점주들이 많다. 가맹점주 단체의 구성권에 대한 법적 보장이 필요하다. 초창기 가맹점주들의 권리찾기 운동에 나섰다가 생계를 잃고 목숨을 잃은 분들에게는 늘상 죄인이라는 심정으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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