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수첩] 서비스 확신 못 준 빗썸 신임대표 취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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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수첩] 서비스 확신 못 준 빗썸 신임대표 취임사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7.12.29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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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용 신임 빗썸 대표. 사진=빗썸

전수용 신임 빗썸 대표가 지난 27일 취임사를 공지했다. ‘모범거래소’와 ‘탄탄한 시스템’이라는 2가지 목표를 밝혔다. 그는 NHN엔터테인먼트 부회장(2017년), ㈜고도소프트 대표이사(2013년~2015년), ㈜모빌리언스 대표이사(2009년~2011년), ㈜이니시스 대표이사(2000년~2012년) 등 국내 유수의 IT 기업 CEO를 거친 핀테크 업계 대표 전문경영이다. 

최고 거래소 대표답게 ‘모범거래소’와 ‘탄탄한 시스템’이라는 거시적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알맹이는 없다.

특히 그간 빗썸이 보여준 모습과 전 신임 대표의 인사말은 상반된다. 투자자와 빗썸이 ‘1’을 이야기하고 있었다면 인사말은 ‘3’을 이야기한다는 느낌이랄까.

투자자 입장에서 ‘겉과 속이 다른 기업’, ‘의례적 인사말’이라는 느낌을 가질 수 있는 대목이 여러 존재한다.

잠시 과거로 돌아보자. 11~12월 2달간 빗썸에서는 많은 문제들이 불거졌다.

▲서버 다운으로 인한 민사 소송 ▲인력 충원 부족으로 상담 불가능 ▲투기를 조장하는 예고 암호화폐 상장 ▲잦은 과부화로 인하 거래소 이용 불가능 ▲이상 거래 현상 ▲설득력 떨어지는 수수료 인상 명분 등이 대표적이다.

이중 ‘서비스 불만’에 대해 한 걸음 더 들어가 보자. 상담인원 부족과 잦은 과부하 현상은 거래소 본연의 업무와 맞닿아있다. 기자도 렉 현상을 매우 자주 겪어 봤다. 심할 때는 거래소 접속이 불가능하다. 상담을 받으려면 반나절은 기다려야 한다.

빗썸은 ‘투자자들이 많고, 거래량이 많기 때문’이라고 해명한다. 실제로 빗썸의 해명은 설득력이 있다. 불과 1달 사이에 130만명이 가입했다. 현재는 총 250만명이 거래 중이다. 갑작스러운 성장으로 인해 서비스가 허겁지겁 따라가는 모습이다.

그런데 이런 와중 수수료 인상을 2차례나 단행했다. 판매 호가 단위도 올린 것을 감안하면 수수료 인상은 세 번이다. 수수료를 높이면 거래량이 줄어 서버가 안정된다는 것이 빗썸의 인상 명분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서버 안정화에는 관심 없고 돈만 밝히는 영혼 없는 인간들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한다. 돈을 벌었으면 인력과 서버를 확충하라는 지적이다.

빗썸이 인력과 서버를 확충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현재도 인력을 대량으로 충원하고 있다. 채용 방식도 감당이 안돼 상시 공고도 함께 진행 중이다. 원활한 거래를 위해 과부하 시 간소화 모드 전환 등의 대책을 마련해 운영 중이다.

하지만 몰려오는 투자자들의 거래량을 소화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으로 보인다. 적어도 거래소 본연의 업무인 ‘원활한 거래’에 대한 입장과 계획만큼은 전 신임 대표가 언급해 줬으면 하는 게 투자자들의 속마음이다.

전 신임 대표는 전문 경영인이다. 아마도 기자가 모르는 어떠한 경영 기법이 녹아든 인사말일 수 있다. 아니면 나중에 무언가 ‘빵’ 터트릴만한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다른 한편으로는 신규 투자자들이 계속 유입되고 있는 만큼 거래 불편으로 떨어져 나가는 기존 투자자들을 되돌아 볼 틈이 없을 수 있다. 어쩌면 소(小)민원이라고 치부할 수 도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업계는 그동안 빗썸의 ‘1강’, ‘독주’ 체재였다. 최근에는 업비트라는 신흥 거래소가 ‘최다 암호화폐’를 표방하면서 2강 체재로 재편되고 있다. 

전수용 전 NHN엔터테인먼트 부회장이 빗썸 대표로 취임한 것도 1강 체재를 지키거나 업비트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도 앞선 설명과 무관치 않다.

투자자는 양 거래소의 경쟁으로 좋은 서비스와 저렴한 수수료를 혜택으로 얻을 수 있다. 빗썸 홍보팀 관계자는 “인사말이다 보니 과거 보다는 진취적인 느낌이 강하다”며 “구체적인 것들(서버 증설이나 AS 등)은 추후 인터뷰 등(보도자료)을 통해 공개돼야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빗썸 홍보팀의 설명대로 빠른 시간 안에 원활한 빗썸 거래소의 모습이나 계획이 공개되길 기자와 투자자로서 기대해 본다.

사진=빗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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