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압력에 결국...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연임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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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압력에 결국...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연임 포기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9.03.0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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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치(官治)·블랙리스트 논란 거세질 듯
신임 은행장 후보에 지성규 부행장 추천
금감원의 압력에 부담을 느껴 연임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진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시장경제 DB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끝내 연임을 포기했다. 차기 행장에는 지성규 현(現) 하나은행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이 내정됐다. 최근 금융당국은 채용비리 문제를 강조하며 함영주 행장의 퇴진을 강하게 압박해왔다.

하나금융그룹과 KEB하나은행은 28일 열린 임원 후보 추천위원회에서 지성규 부행장을 차기 은행장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당초 하나은행 내부에서는 함영주 행장의 3연임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함영주 행장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것은 물론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의 통합 후 조직 안정을 이끌어 무난히 연임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하나은행 노조(勞組) 세력은 지난달 25일 돌연 "은행의 미래를 위해 함영주 행장의 연임을 반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맞장구를 치듯 금감원은 다음날인 26일 하나금융 측 사외이사 3명을 따로 불러 함영주 행장의 연임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전달했다.

그러자 금융권에선 당국이 사기업을 좌지우지하려 한다는 관치(官治) 논란이 일었다. 특히 정무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금감원의 인사 개입과 관련해 금융권 블랙리스트 의혹을 제기했다. 논란이 커지자 윤석헌 금감원장은 28일 직접 나서 "(함영주 행장 연임에 반대한 것은) 감독 당국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함영주 행장이 금감원의 압박에 부담을 느껴 결국 연임을 포기했고 지난해 김정태 회장 연임을 놓고 당국과 갈등을 빚은 하나금융도 당국에 맞서는 모양새를 피하기 위해 다른 카드를 선택했다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KEB하나은행장으로 추천된 지성규 후보는 1963년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91년 하나은행에 입행했다. 현재 은행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과 하나금융지주 글로벌 총괄 부사장으로 재임 중이다. 하나금융지주 글로벌전략실장, 하나은행 경영관리본부 전무,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 은행장 등을 지냈다.

이날 하나금융 그룹 임원 추천위원회는 새 하나카드 사장으로는 장경훈 하나은행 부행장을 추천했다. 하나금융투자 이진국 사장, 하나캐피탈 윤규선 사장은 양호한 경영실적을 바탕으로 유임됐다.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 후보는 1963년생으로 하나금융지주 경영지원실장, 그룹 전략총괄 전무, KEB하나은행 개인영업그룹 부행장을 역임하고 현재 웰리빙그룹 부행장과 하나금융투자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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