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60%가 다중채무자 빚... 여신건전성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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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론 60%가 다중채무자 빚... 여신건전성 '적신호'
  • 김흥수 기자
  • 승인 2017.10.1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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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카드대란 데쟈뷰' 우려
사진=픽사베이

카드사들이 카드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성 저하를 만회하기 위해 신용대출 사업을 크게 확장하면서 여신건전성 관리에 주의가 요구된다.

카드론은 3개 이상의 대출기관에서 돈을 빌리고 있는 차주의 비중이 60%를 상회하고 있으며 카드론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자율이 높은 현금서비스 이용액 또한 증가세로 돌아서 2004년에 발생했던 카드대란의 전조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11일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인천 연수구갑)에 제출한 ‘카드사별 카드론 잔액현황’ 자료에 의하면 7개 전업 카드사의 카드론 대출잔액은 2017년 6월말 기준 총 24조 4,069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도별 증가폭은 2015년 21조4,043억원 2016년 23조6,845억원 2017년 6월말 24조4,069억원으로 매해 2조원 이상씩 순증하는 형국을 보이고 있었다.

금감원은 지난 해 초 카드론의 증가현상에 대해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던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이자율이 저렴한 카드론으로 옮겨 타는 현상으로 인해 증가하고 있으며 반면에 현금서비스 이용액이 감소한 것으로 진단했다.

문제는 카드론 이용자들이 5~6등급 중신용자에 3건 이상의 대출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들이 몰려있으며 카드론 연체율과 연체 잔액도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5월 카드업계에서 밝힌 카드론 연체율은 1.54~2.57% 수준이었고 연체 잔액만 1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금감원의 진단과 다르게 현금서비스 이용액도 올 해 2분기부터 증가세로 돌아서 카드대출의 건전성이 악화되어 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3월 카드사 임원들과 만나 대출 관리를 거듭 요청하는 등 가계부채에 대한 집중 관리에 나서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수신기반 없이 회사채 발행 등으로만 자금을 조달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금리인상 등 외부요인으로 인한 금리상승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카드대출은 고금리대출상품이기 때문에 상환 부담이 큰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급격하게 채무불이행자가 양산될 수도 있다.

여신금융협회의 전 임원을 지낸 한 인사는 “현 상황에서 카드회사들의 신용대출 취급 잔액과 연체율 등을 살펴 보면 아직까지 이상 징후를 보이지는 않고 있다”면서도 “다만 금리상승 리스크 등이 겹치게 되면 저신용자들을 중심으로 급격한 채무불이행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카드사들의 수익구조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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